“전공의들, 논의 시작도 전에 회피…정부·국민 설득 못 해”

입력 2024-03-07 16:55수정 2024-03-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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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이해 못 할 정도로 빨리 뛰쳐나가…“요구 적극적으로 말해주길”

▲전국의 의과대학을 졸업해 수련을 앞둔 예비 인턴들이 임용 포기를 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국 휴게실에 의사 가운이 걸려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의사 인력 확대 관련 연구를 수했던 연구자들이 전공의들의 사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환자 곁을 지키면서 정부와 대화하지 않으면, 여론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의사 수 추계 연구자 긴급 토론회’에서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논의하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를 작성한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의사 단체가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확고히 하며 각 대학으로부터 증원 신청까지 받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를 필두로 의사 및 의대 교수 단체들은 집단행동과 사직을 단행하며 맞서고 있다.

홍윤철 교수는 “정부와 의료인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책임을 진 주체들인데, 국민을 논의의 가운데 두지 않고 서로 강 대 강 기 싸움을 하는 형국”이라며 현재 상태를 진단했다. 이어 “누군가 이기고 지는 문제로 귀결된다면 국가적 재앙”이라며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을 둔 대화가 필요하며, 경험과 감정적인 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2주 이상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정부의 정책에 정당한 방식으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생각이다.

보건복지부가 서면 점검을 통해 주요 100개 수련병원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전날 오전 11시 기준 소속 전공의(1만2225명)의 91.8%인 1만1219명이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미복귀가 확인된 전공의들에 대해 지난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 중이다.

오주환 교수는 “정부가 옳게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정부에 대한 전공의들의 반발과 행동 속도가 너무 빨라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며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즉각 사직에 즉각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한 발 더 양보하는 입장으로, 정부가 체계적으로 납득할만한 것을 제시할 시간을 둔 이후에도 납득 안 됐을 때 행동에 돌입했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과정 없이 즉각 사직 행동에 돌입했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옳은 주장을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간 의료 서비스와 관련해 국민에게 누적된 불만이 의사들을 향한 비난으로 터져 나왔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오 교수는 “제도의 문제에서 기인한 3분 진료, 행위별 수가제의 단점 등에 국민이 이미 적응해버렸다. 이런 의료 환경에 내몰린 국민은 아쉬움을 넘어 분노까지 느끼는데, 이 시기에 정부가 의사를 늘리자는 제안을 하니 국민은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국민이 의사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복귀하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정현 박사는 “정책도 결국 정치의 영역인데,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너무 부족하다”라며 “제도적으로 대화 기구를 만들어 갈등을 완화해야 하는데,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났기 때문에 현재는 사회적 대화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박사는 전공의들을 향해 “현재의 행동이 자신에게도 상처로 남을 수 있음을 생각해보고, 대승적으로 공론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신영석 연구위원은 “환자 먼저 치료해주고, 본인의 자리를 지켜야 정부도 전공의들의 주장을 더욱 무게감 있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전공의들이 미래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보상 체계를 어떻게 개선하기를 바라는지, 근무 환경과 신분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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