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안먹는 사회...식물성 우유ㆍ빵ㆍ맥주까지 ‘변신은 무죄’

입력 2024-03-0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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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 육류보다 적어

신세계푸드ㆍSPC 등 쌀 적극 활용
쌀 활용한 ‘수제맥주’도 등장

▲'SPC삼립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식빵 제품. (사진제공=SPC)

국내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식품업체들이 우리 쌀을 가공식품으로 제품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 농가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에 최근 비건식 열풍까지 불면서 우유, 빵, 푸딩 등 쌀 제품이 점점 다채로워지는 추세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전년(56.7kg)보다 줄었다. 지난해 돼지·소·닭 등 3대 육류 소비량이 1인당 60.6kg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고기보다 쌀을 더 적게 섭취한 셈이다. 우리 국민의 쌀 소비량은 지속해서 감소세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19년 59.2kg을 기록하며 60kg 아래로 떨어졌고, 2020년 57.7kg, 2021년 56.9kg에 그쳤다.

이처럼 쌀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쌀밥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쌀을 대신할 식사 대용품이 늘어난 데다, 과도한 탄수화물 당 섭취를 우려하는 이들이 늘면서 섭취량을 줄이는 이들도 많아서다.

이에 따라 농산물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쌀을 주식보다는 가공식품 형태로 소비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가루쌀 산업 육성을 위해 이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가루쌀은 쌀 품종이지만 전분 구조는 밀과 유사한 식품 원료다. 이날 농심, 삼양식품, SPC삼립 등 30개 업체를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할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신세계푸드가 개발한 쌀 우유, 라이스푸딩. (김지영 기자 kjy42@)

기업들도 쌀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출시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대안식 연구·개발(R&D)에 힘을 주고 있는 신세계푸드가 국내 쌀 품종 '바로미2'를 활용한 식물성 우유의 개발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 우유는 커피에 쓰이는 라떼 형태, 치즈, 아이스크림, 푸딩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쓰일 전망이다.

SPC삼립도 쌀을 활용한 빵을 개발해 꾸준히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평택시·롯데마트와 평택미(米) 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특히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 쌀로 만든 경쟁력 있는 빵을 만들자고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SPC삼립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를 출시했고, 당시 출시 제품 중 식빵은 상시 제품으로도 판매 중이다.

중소 업체가 쌀을 활용해 맥주를 만든 사례도 있다. 수제맥주 전문기업 블루웨일브루하우스는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충주쌀로 만든 수제맥주 '미소에일'을 개발했다. 이 맥주는 냉장 컨테이너를 이용해 중국에 수출되는 등 다방면으로 소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쌀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기존 원료를 쓰는 것보다 단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 농가와의 상생 차원에서 업체들도 가공 식품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쌀은 쓰임새가 많아 앞으로도 다양한 가공식의 재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가 블루웨일브루하우스와 공동 개발한 수제맥주 '미소에일'. (사진제공=충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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