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지원서 만난 하버드 동문 이재용-저커버그, 무슨 얘기 했을까

입력 2024-02-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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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승지원서 비공개 저녁 만찬을 가졌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이 부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장끼리의 만남이라,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을 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

저커버그 CEO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후 5시40분께 이 회장이 탄 제네시스 차량이 먼저 승지원에 들어섰고, 이후 6시15분께 저커버그 CEO가 탄 스타리아가 뒤따랐다. 이재용 회장은 배석 없이 직접 저커버그 CEO와 부인 프리실라 챈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이다. 현재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 만날 때 사용되고 있다.

하버드대 동문이기도 한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의 인연은 각별하다. 두 사람은 미국 아이다호 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세계 경제계 거물들의 모임 ‘선밸리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만나며 친분을 쌓아왔다. 2020년 11월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하자 저커버그 CEO는 당시 이재용 부회장에게 추모 메일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 CEO 내외 단 3명만 비공개 회동을 했기 때문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AI 반도체 및 생성형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한다.

▲10년만에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회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만나 인공지능(AI) 리더십 논의를 위해 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AI 칩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맞서, 메타와 구글 등은 자체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수급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사업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전용 반도체 개발을 위한 특별 연구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했다. 메타와 AGI 전용 칩 설계 부분에 있어 협력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메타가 개발 중인 LLM ‘라마 3’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맡는 방안도 거론된다. 메타는 현재 AI 반도체를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2013년 6월엔 1박 2일간 일정으로 방한해 당시 이재용 부회장 등과 7시간에 걸쳐 면담했고, 이후 양사가 합작해 VR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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