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브라질산 교체 후 값 인상
가맹점주 갈등도 현재 진행형...송 대표 신임 초반부터 난항
국내 대표 치킨프랜차이즈 bhc가 작년 말 치킨 가격을 한차례 올린 가운데 국내산보다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bhc 지주사 이사회가 지난해 11월 창업주 박현종 회장을 지주사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임금옥 bhc 대표이사 역시 물러났다. 이후 bhc 신임 대표이사직에 오른 ‘송호섭호(號)’는 출범 초반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여 흔들리는 모양새다.
1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bhc는 순살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작년 5월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꾼 뒤 현재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다. bhc는 지난해 닭 농가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고 사료 가격 상승으로 국내 닭 사육 규모가 줄어들자 브라질산으로 닭고기를 바꿨다. 브라질산 수입냉동육 가격은 국내산 닭고기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서 반값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처럼 닭고기 원재료 수급 가격은 낮췄지만, 지난해 말 2년 만에 제품 가격은 일제히 올렸다. 인상 폭은 최대 3000원 수준으로, 당시 bhc는 원부자재와 임대료, 배달주문 중개수수료, 인건비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순살 메뉴 7개 가격도 함께 올렸다. 교촌치킨과 BBQ도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치킨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bhc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3사가 판매하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은 2만 원을 돌파하게 돼 소비자 원성이 컸다.
소비자단체들은 당시 bhc의 인상 근거가 부족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원가 부담 때문에 가격을 인상했다는 bhc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bhc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0.1%로 다른 브랜드와 업종 대비 유난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한 물량이 남아있어 아직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는 상황”이라며 “계약물량이 소진되면 자연스럽게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며, 5월께 다시 국내산 닭으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hc 뿐만 아니라 타사도 닭고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외국산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부연했다.
bhc는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잡음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내부 경영권 다툼이 일면서 한 차례 내홍을 겪은 것이 대표적이다. bhc 지주회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창업주 박현종 대표이사 회장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차영수 MBK파트너스 운영 파트너를 앉혔다. bhc 지분 100%를 소유한 GGS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다른 투자사가 각각 45%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업계는 사실상 MBK의 경영권 개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가맹본부(본사)와 가맹점주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2022년 7월 bhc가 가맹점의 필수품목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 번에 61%나 올린 일이 대표적이다. 이 일로 가맹점주의 비판이 계속되자, bhc는 같은 달 다시 공급가를 낮췄다.
박 회장 사퇴 이후 스타벅스 코리아 출신 송호섭 대표가 bhc 수장으로 새로 부임했지만 갈등 진화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송 대표는 취임 후 첫 활동으로 ‘전국 가맹점 순회 간담회’를 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상생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사모펀드가 소유한 프랜차이즈업체에 대한 직권조사를 예고했고, bhc가 주요 조사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어 앞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