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 멘 이재명…'공천 내전' 벌어질까

입력 2024-02-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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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 져야 새순" 李, 직접 불출마 권고…일부 반발
추미애 전략공천·임종석은 험지?…친명·친문 전운

▲<YONHAP PHOTO-2028> 이재명 대표, 최고위원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14 uwg806@yna.co.kr/2024-02-14 09:50:51/<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고강도 인적쇄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개 석상에서 "떡잎이 져야 새순이 난다"며 다선 용퇴론을 펴는 한편, 전·현직 의원에게 불출마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 동시에 이 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보다 비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에 더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자칫 계파 간 공천 내전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야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사전 교통정리에 나선 상태다. 앞서 이 대표를 만난 김근태계 3선 인재근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일례다. 인 의원은 최근까지 자신의 지역구(서울 도봉갑)에서 유세를 벌여왔다. 이 지역구엔 친명 성향 김남근 변호사의 전략공천이 유력 거론된다.

이 대표는 경기 광주을 출마를 준비하던 문학진 전 의원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권고했다. 문 전 의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안태준 당대표 특보 등 경쟁자 대비 낮은 적합도 여론조사와 고령(69세) 등을 이유로 불출마를 요구했다고 한다. 문 전 의원은 해당 여론조사를 이 대표 비선 조직이 실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의 배경은 이 대표의 최근 메시지에서 엿볼 수 있다. 이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적은 데 이어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진 등 인물교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평화의 힘 평화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3.09.19. kgb@newsis.com

이와 별개로 친문과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만나 거취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임 전 실장 측의 거듭된 제안에도 만남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성동갑은 지역구 의원인 홍익표 원내대표가 험지인 서울 서초을 출마를 결정하면서 당의 전략선거구로 지정된 곳이다.

친명 내에선 임 전 실장이 전략선거구를 떠나 험지에 나서라는 요구가 나온다. 하지만 5선에 당대표까지 지낸 추 전 장관은 수도권 지역구 전략공천이 검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 심판 최전선에서 싸운 분이고 우리 당의 자산"이라며 "(전략공천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윤석열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과 맞물리면서 계파 간 이중잣대 논란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친문 성향의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구는 살 떡잎이고, 누구는 져야 할 떡잎인가"라며 "추 전 장관은 살리고 임 전 실장을 내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친문 의원들이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은 이 대표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면서 "윤석열 키우는 데 추 전 장관 공이 훨씬 더 크다. 임 전 실장은 최소한 경선은 붙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렇게 하면 (총선에서) 큰코다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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