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트럼프보다 차라리 바이든…예측 가능한 정치인”

입력 2024-02-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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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혀
“구시대지만 경험 많고 예측 가능”
바이든 고령 논란에도 선 그어
트럼프 나토 발언은 옹호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로씨야1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방송 로씨야1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우리에게 더 좋은가”라는 질문에 “바이든이 더 경험 많고 예측 가능한 구식 정치인”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는 미국인들이 신뢰하는 어떠한 미국 대통령과도 공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과 트럼프가 두 차례 연속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고 러시아와의 관계가 60여 년 만의 최악 상황에 놓인 가운데 푸틴의 발언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농담’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바이든 현 대통령은 러시아와 트럼프에 대한 공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확대, 러시아에 대한 잇따른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문학적인 지원과 무기 제공 등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응을 주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의회와 야당인 공화당에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할 것을 촉구하면서 “트럼프가 러시아 독재자에게 굴복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동정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렸으며 미국 정보당국은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칠 수 있도록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고령에 따른 바이든의 인지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그는 3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바이든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를 회상하면서 “당시에도 이미 사람들은 바이든이 (정신건강 문제로)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나는 그런 징후를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바이든을 조심스럽게 지지했지만, 여전히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해롭고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지난주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증액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러시아가 이들에 대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 푸틴은 “유럽인과 달리 트럼프의 관점에는 어떤 논리가 있다”며 “미국이 나토가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결정이다. 트럼프는 미국과 동맹국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가 있다”고 트럼프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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