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들 죽은 날도 모르는 기억력 나쁜 노인” 특검 보고서…백악관, 공황과 분노 휩싸여

입력 2024-02-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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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시절 기밀 유출 관련 조사 보고서
특검, 불기소 이유로 고령 거론
“자신이 부통령이었던 기간도 기억 못해”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떨어뜨린 ‘코미 악몽’ 재소환
당시 이메일 스캔들 불기소했지만, 문제점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집무실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묘사한 특검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과 백악관에선 힐러리 클린턴을 낙마시키고 도널드 트럼프를 당선시켰던 이른바 ‘코미 악몽’이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검이 전날 발표한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정부 기밀자료를 유출해 보관했다는 혐의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특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다면서도 기소 대상까진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문제는 보고서에 적힌 내용이었다. 특검은 불기소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인 고령을 거론했다.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억력은 나쁘지만 측은함을 가진 노인”으로 묘사됐다. 설령 대통령을 기소해 재판에 세우더라도 배심원단이 이처럼 판단해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인터뷰에서 장남 보 바이든이 언제 사망했는지, 또 자신이 부통령이었던 기간이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고령을 지적한 특검 보고서에 백악관 내부에선 공황과 분노,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긴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내 아들 죽은 날도 잊어버린 것 같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나는 매년 아들의 기일때마다 그를 기억하는 예배를 드린다”며 “아들이 세상을 떠난 것을 나에게 상기시켜 줄 사람도 필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이자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낸 보 바이든은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015년 사망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고서가 자칫 ‘코미 악몽’을 재현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코미 악몽은 2016년 대선 당시 특검이었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힐러리 당시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조사한 후 발표한 보고서와 관련된다.

당시 특검은 이번 바이든 건처럼 힐러리를 불기소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힐러리가 민감한 기밀을 다루는데 극히 부주의했다는 지적이 담겼고, 이는 대선 전까지 힐러리의 주요 공격 수단이 됐다. 이후 코미 전 국장이 추가 증거가 나왔다며 힐러리에 대한 재수사를 표명했다가 다시 무혐의라고 정정하는 등 해당 사안은 투표 직전까지 힐러리를 괴롭혔다. 이후 대통령 자리는 트럼프가 차지했다.

WSJ는 “민주당은 특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힐러리의 보좌관이었던 한 명은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느꼈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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