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롯데리아·오른쪽은 크리스피크림도넛? 구디역점 복합매장 [가보니]

입력 2024-02-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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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유동인구 수요 노려 간판부터 색다른 분위기...포장ㆍ식사 서비스 차별화

보는 각도 따라 다른색 간판으로 이채로워
내부도 빨강ㆍ초록 조합 적절한 인테리어
키오스크 기능 강화...저시력자ㆍ고령층 배려
도넛은 포장, 버거는 점심식사 주문 많아

▲롯데리아·크리스피크림도넛 구로디지털역점 간판. 왼쪽에서 보면 바탕색이 초록색, 오른쪽에서는 빨간색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kjy42@)

“오른쪽에서 보면 롯데리아, 왼쪽에서 보면 크리스피크림도넛”

12일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를 나오니 길 건너편 크리스피크림도넛을 상징하는 초록색 간판 매장이 보였다. 그런데 횡단보도를 건너 다른 각도에서 보니 롯데리아를 상징하는 빨간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 간판 표면을 다시 보니, 평면이 아닌 버티컬 라인이었다. 오른쪽은 빨간색, 왼쪽은 초록색으로 칠해 각도에 따라 다른색으로 보이는 카멜레온 같은 매장이 바로 롯데리아·크리스피크림도넛 구로디지털역점이었다.

이곳은 크리스피크림도넛과 롯데리아 두 브랜드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복합 매장이다. 기존에도 두 브랜드는 한 공간에 있었지만, 각기 달리 운영하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였다. 작년 12월 롯데리아 점포를 과감하게 폐점, 2개월에 걸쳐 리뉴얼해 이달 2일 새로 문을 연 이 복합 매장은 설계부터 두 브랜드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꾀했다.

매장 내부에 들어서자, 간판 못지 않게 롯데리아의 빨간색과 크리스피크림도넛의 초록색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었다. 출입문 기준 ‘기역(ㄱ)’ 모양은 롯데리아, ‘니은(ㄴ)’은 크리스피크림도넛 고객을 위한 공간이나, 두 경계가 명확하진 않아 각각의 브랜드 고객이 어디서든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통통 튀면서 활기찬 젊은 감성을 기본으로 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판매대 옆에는 24시간 구매가능한 도넛 자판기도 있었다. 이날 매장에서 커피와 도넛을 주문한 김수겸(22) 씨는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쓴 것 같고, 얼핏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브랜드를 잘 조화시킨 느낌”이라며 “카페인데도 출출하면 식사(버거류)도 가능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리아·크리스피크림도넛 내부에 비치된 키오스크에서 '고대비'(왼쪽), '돋보기'(오른쪽)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김지영 기자 kjy42@)

새단장한 복합매장의 시선 강탈자는 키오스크였다. 오른쪽에는 롯데리아 전용 빨간색 키오스크 4대가, 왼편에는 크리스피크림도넛 전용 초록색 키오스크가 2대 있었다. 키오스크에는 색맹 등 저시력자와 고령층을 배려해 고대비, 돋보기, 음성안내 기능을 도입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키오스크에서 화면 왼쪽 하단에서 고대비 버튼을 누르자 흰색 바탕이 검은색으로, 글자는 초록색으로 바뀌어, 저시력자가 주문하기 쉬웠다. 돋보기 메뉴를 누르고 드래그하자 크게 보고 싶은 부분의 글자가 확 커져, 어르신들도 편리한 이용이 가능해보였다.

이 복합매장의 또 다른 특징은 로봇이 조리하는 버거 패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브랜드 운영사인 롯데GRS가 로봇키친 스타트업 ‘에니아이(Aniai)’와 협업해 주방자동화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한 결과다. 롯데GRS 관계자는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구로디지털역점은 크리스피크림도넛에선 포장을, 롯데리아에선 점심식사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며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리아·크리스피크림도넛 구로디지털역점 내부 모습. (김지영 기자 kjy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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