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없애고 친환경도 얻고…‘업사이클링’에 빠진 패션업계

입력 2024-02-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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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ㆍ코오롱FnCㆍ휠라, ‘가치소비’ 중시 MZ세대 공략

▲헤지스가 올리언스 스토어와 협업한 리워크 컬렉션. (사진제공=LF)

최근 패션업체들이 업사이클링부터 친환경 포장까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패션업계의 고질적인 과제인 재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의류를 구매할 때 환경까지 고려하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 소비자들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가 전개하는 헤지스는 지난해 11월 올리언스 스토어와 손잡고 리워크 컬렉션을 선보이며 첫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품에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통상 패션업체들의 의류 신상품은 백화점, 브랜드 대리점 등 1차 시장에서 판매를 진행한 뒤 시즌이 마무리될 때까지 팔리지 않은 재고는 아웃렛,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가격을 낮춰 2차로 판매한다. 이후 3~5차 판매 과정까지도 거치는데 여기서 처리되지 않는 재고는 기부하거나 소각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헤지스는 이 같은 재고 문제를 업사이클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의류로 탈바꿈시켰다. 리워크 컬렉션은 판매 시기가 지난 재고 및 재판매를 할 수 없는 훼손 반품 제품들을 해체, 재해석한 친환경적인 가치를 앞세웠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올리언스 스토어 역시 오리지널 밀리터리 원단과 폐원단, 폐자재를 활용한 독특한 자체 디자인의 리워크 제품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이 있는 브랜드다. 총 100피스 한정으로 제작된 컬렉션은 모두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11월 말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라움 이스트 편집숍에서 판매가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상품의 40%가 판매될 정도로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최근엔 브랜드 심벌과 함께 쇼핑백, 선물 상자와 제품 택 등 포장재도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표백 시 배출되는 다이옥신 발생을 줄이기 위해 무염소 표백 기술을 적용했다. 여기 실물 샘플 제작 대신 3D 디자인 프로그램 활용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의류 제작을 줄였다.

▲서큘러 라이브러리. (사진제공=코오롱인더스트리FnC)

올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도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속가능 패션을 알리는 ‘서큘러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도서관처럼 ‘순환’에 대한 모든 것을 찾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곳엔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지속가능 캐시미어 브랜드 ‘르캐시미어(LE CASHMERE)’와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 제품이 입점했다. 상품 판매뿐 아니라 순환패션을 알리는 패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남는 원단과 재고를 활용하는 업사이클 워크숍과 순환을 주제로 작가 전시 등도 진행하며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래코드는 국내 공식 사이트 론칭과 함께 글로벌 사이트도 동시 오픈했다. 사이트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고객에게 지속 가능한 의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전상품의 50%를 친환경 소재·공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달성한 바 있다. 올 봄여름(S·S) 시즌에는 최대 14종으로 그 상품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리턴 투 케어 캠페인 (사진제공=휠라코리아)

휠라코리아도 버려지는 폐의류를 맞춤 책상으로 업사이클링해 장애 아동에게 지원하는 ‘리턴 투 케어 캠페인’ 진행한 바 있다. 고객들에게 기부받은 오래되거나 더는 입지 않는 휠라 의류를 비롯해 의류 샘플 등 폐의류 총 3톤을 모아 맞춤형 가구로 탈바꿈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의류 샘플부터 판매되지 못하고 남은 재고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친환경과 가치소비가 더욱 강조되면서 업사이클링 등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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