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불에 최소 51명 사망…당국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24-02-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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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라이소주 해안 도시 중심으로 번져
1100채 넘는 가옥 불에 타
전국적으로 92건 화재 발생, 40건 진화
엘니뇨,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 등 영향
2010년 대지진 이후 최악 재난

▲칠레 비냐델마르에서 3일(현지시간) 불에 탄 가옥과 차량들이 보인다. 비냐델마르(칠레)/AFP연합뉴스
칠레에서 산불이 확산해 현재까지 최소 51명이 사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불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약 70마일 떨어진 발파라이소주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해당 지역에는 100만 명 넘는 주민이 살고 있다. 최소 1100채 넘는 가옥이 불에 탔으며, 해안 휴양 도시인 비냐델마르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92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중 40건을 진압했다고 소방당국은 발표했다. 소실된 토지는 최소 4만3000헥타르로 보고됐다.

칠레는 통상 12월부터 몇 달에 걸쳐 산불이 지속하지만,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전역에서 기온이 치솟은 데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맞물리면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게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칠레 비냐델마르에서 3일(현지시간) 불에 탄 차량들이 보인다. 비냐델마르(칠레)/AFP연합뉴스
칠레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방송 연설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시간 안에 희생자 수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며 “피해 지역에 즉각 더 많은 지원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롤리나 토하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없지만, 수천 가구가 화재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5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2010년 (규모 8.8의) 대지진 이후 가장 치명적인 비극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 지역은 작년 2월 있었던 산불보다 적지만, 불이 빠르게 번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큰 우려는 일부 화재가 도시 지역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발생해 주민과 주택,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번 산불 중 최소 1건 이상이 방화로 추정되는 만큼 관련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누가 그렇게 많은 비극과 고통을 일으키려 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조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경찰이 용접 작업 중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을 구금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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