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커뮤니티뱅코프 주가 38% 폭락…미국 지역은행 위기 다시 불거지나

입력 2024-02-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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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에 주가 25년래 최저치
작년 4분기 예상 밖 적자
시그니처은행 인수 부담에 ‘휘청’
상업용 부동산 침체도 영향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용커스에 있는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지점 위에 간판이 보인다. 용커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하루 새 무려 약 38%나 급락하면서 미국 지역은행 위기가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NYCB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37.64% 내린 6.47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폭락은 NYCB 상장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또 주가는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장중 한때는 하락 폭을 46%까지 키우기도 했다.

이날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상 밖 깜짝 적자를 보고한 것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NYCB는 지난해 4분기에 2억52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의 1억7200만 달러에서 2억6200만 달러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작년 4분기 대손충당금은 5억5200만 달러로 전 분기의 6200만 달러에서 9배 가까이 급증했다.

매출도 8억8600만 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9억32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NYCB는 작년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당시 무너진 지역은행 중 한 곳의 자산을 인수한 것이 실적 쇼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칸케미 NYCB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저조한 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해 위기 때 파산한 시그니처은행으로부터 130억 달러 상당의 대출을 포함해 400억 달러에 가까운 자산을 인수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인수로 자산이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 NYCB는 중형은행으로 분류되면서 더 엄격한 자기자본 및 유동성 요건들을 적용받게 됐다. NYCB의 자산은 작년 12월 기준 1163억 달러로 집계됐다. 동사는 자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배당금을 대폭 축소겠다고 밝혔다. NYCB는 분기 배당금을 주당 5센트로 기존 대비 70%가량 줄였다.

상각한 대출에 오피스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재산정된 것이 반영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미국 은행권을 다시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출 수익 감소 등 지역 대출 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건전성 우려가 주가 폭락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NYCB 쇼크로 다른 지역은행들 주가도 이날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밸리내셔널뱅코프가 7.77%,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이 4.69%, 리전스파이낸셜코프가 4.16% 각각 하락 마감했다. KBW지역은행지수는 6% 내리면서 작년 지역은행 위기 때인 3월 13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작년 봄 지역은행 연쇄 파산 당시와 비교하면 그 충격은 아직 크지 않다고 짚었다. 단순 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일 뿐 은행 자체가 위기는 아니라는 소리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의 지난해 4분기 예금 감소율은 2%에 그쳤다. 시그니처은행 인수와 관련한 수탁 예금을 제외하면 감소 폭은 더 작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람들이 우려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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