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익’·외인 ‘선방’, 개인 ‘-8%’…엇갈린 1월 성적표

입력 2024-01-31 15:47수정 2024-01-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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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살펴보니
기관 2% 수익, 외국인 -3% 선방
개인, 새내기주 현대힘스 빼면 사실상 -8%
이차전지주 주가 하락에 평균 수익률 뚝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의 주요 투자주체인 개인투자자, 외국인, 기관의 갑진년 첫 달 성적이 엇갈렸다. 기관은 수익을 기록했고, 외국인은 소폭 손실을 거두며 하락장에 선방했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하락률을 웃도는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이차전지주들의 줄뒷걸음질이 3대 투자 주체의 수익률을 크게 떨어뜨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투자주체별 1월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30일 기준)의 주가등락률 평균을 집계한 결과, 기관 2%, 외국인 -3%, 개인 -0.7%로 나타났다.

‘이차전지’ 마이너스 행진에 수익률 감소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20개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양호해 보이지만, 이달 26일 상장한 현대힘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8.24%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주가 하락률(-5.89%)을 웃도는 규모다. 현대힘스는 공모가(7300원) 대비 주가가 142.6% 상승하며 평균값을 크게 올렸다.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8개 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대힘스와 엔켐(상승률 117.99%)을 제외하면 상승한 종목은 전무하다.

개인 순매수 4위인 두산로보틱스(-37.98%)가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순매수 1위 삼성전자는 개인이 1조130억 원어치 담았지만 -5.3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개인은 △이차전지주(삼성SDI -20.66%, LG에너지솔루션 -12.28%, POSCO홀딩스 -14.21%) △반도체·전자(SK하이닉스 -3.25%, LG전자 -7.17%, LG이노텍 -16.99%) △자동차(현대모비스 -12.87%, 현대차 -6.63%, 현대오토에버 -29.65%) △화학(LG화학 -14.53%, SK이노베이션 -16.75%) 등을 주로 순매수했지만,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외인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8개 종목이 상승하며 평균 주가상승률 -3.27%로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외인은 삼성전자를 2조3970억 원 순매수하며 반도체에 크게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8.29%), KB금융(3.33%), 삼성에스디에스(-10.35%), 삼성물산(0.15%) 등이 순매수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선 포스코퓨처엠(-29.25%)이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포스코퓨처엠을 1010억 원 사들인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머티(-23.02%)와 에코프로(-20.87%)도 각각 660억 원, 650억 원 순매수했다. 이차전지주들이 올해 들어 하락하자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1월 담은 종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낸 종목은 HD현대일렉트릭(21.65%)이었다.

▲투자 주체별 1월 수익률 (한국거래소)

기관은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서 수익률 2.05%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상승종목이 12개에 달했다. 기관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에코프로머티(1820억 원)였다. 포스코DX(-25.20%)와 엘앤에프(-28.97%), 에코프로비엠(-23.61%)도 각각 840억 원, 810억 원, 450억 원 순매수하며 이차전지를 담았지만, 큰 하락률을 보였다.

더존비즈온은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 63.39%를 시현했다. 티웨이항공(31.17%), 하나투어(17.85%), 셀트리온제약(14.21%)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평균을 끌어올렸다.

1월 수급 불안 확대…컨센서스 하향에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겹악재가 덮친 국내 증시에서의 수급 변화다. 코스피는 1월 중 2450선 마저 무너지며 작년 12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중 8거래일만 제외하면 지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1월 계절적인 수급 영향력이 이전보다 극대화된 가운데 삼성전자, LG엔솔 등 잠정실적 발표 이후 올해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불안, 외환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며 증시 낙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외환시장의 경우 중동 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미국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중국 경기 불안 가중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의 대외 변수 최악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월에만 40원 이상 오르며 1330원대를 뚫었다.

1월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2조9000억 원, 3조4000억 원가량 순매수했지만, 순매수세가 다시 약해질 수 있다. 1월에만 양대시장에서 6조 원 이상 순매도한 기관의 순매도세가 2월에도 계속 이어질지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11~12월 이례적인 강도로 유입된 외국인·기관 자금이 1월 들어서 세금폭탄을 부과하고 있다”며 “계절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이례적인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었던 1월에 포지션 정리 과정에서 동반되는 수급의 후폭풍으로 수급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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