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주도권 ‘샅바싸움’ 돌입...곳곳서 물밑 신경전

입력 2024-01-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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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모두 만족하는 총선과 공천은 없어”
대통령 깃발 남용...홍문표-강승규 신경전
공천 분수령 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뉴시스)

국민의힘을 뒤흔든 ‘윤한 갈등’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두 차례 만남으로 봉합된 모습이지만, 여진은 남아있다. 이 사안의 본질인 김건희 여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당은 29일부터 공천 작업에 돌입했다. 당 예비후보들은 ‘윤심(尹心)’과 ‘한심(韓心)’ 사이에서 각자도생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30일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 “당연한 원칙이고 팩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앞선 ‘김경율 사천(私薦) 논란’ 때와 비슷한 양상인 윤희숙 전 의원 띄우기를 한 데 대해서는 “총선과 공천은 여러 이해관계와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이라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윤 전 의원과 같은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권오현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29일 SNS를 통해 “기회를 빼앗는 것 같아 많이 허탈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김경율 비대위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출마 선언과 관련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논란을 낳았다. 이른바 ‘사천 논란’은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경쟁자들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는 말할 수 있다”면서도 “이기기 위한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은 충분히 감수하고 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의 신경전도 상당하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지역 경쟁자인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향해 “1960∼1970년대 막걸리, 고무신 선거를 연상시킬 정도로 그 좁은 예산·홍성 바닥에 대통령 깃발이 결혼식장, 출판기념회, 개인 개업 집에 나타나고 있다”며 “대통령 깃발을 함부로 남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불씨는 남았다”는 평가가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중재안 격으로 나왔던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 여부도 남아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김 여사에 대한 물음에 “제 생각은 분명하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씀드린 바 있다”며 말을 아꼈다.

공천 작업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여권의 분위기다. 김근식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9일 YTN 라디오에서 “한동훈 체제가 2012년에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될 것이냐, 아니면 김무성 체제가 될 것인가. 사실 이 갈림길이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다”고 봤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을 바라보기에는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우리는 시류와 관계없이 우리의 길을 간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추천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공관위는 단수추천 선정 기준을 다른 당 후보 대비 본선 경쟁력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등인 경우로 정했다. 특히, 경선을 기본 원칙으로 하되 공관위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할 경우 예외를 둘 수 있게 했다. 단수 추천의 제한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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