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조+α…野, 총선 앞 '票퓰리즘' 봇물

입력 2024-01-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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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화 40조·저출산 28조…'100조 돌파' 초읽기
누적채무 1110조·적자 64조 아랑곳 않고 선심공약 경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경기도 김포 해병 2사단 1여단을 방문해 장병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막대한 재정 투입을 전제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발표되거나 발표를 앞둔 총선 정책에 들어갈 예산만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흔들리는 나라 곳간보다 선심성 '표(票)퓰리즘'을 우선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8일 1호 총선 공약인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발표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온동네 초등돌봄 도입(2호) ▲경로당 주5일 점심 제공(3호) ▲저출산 종합대책(4호) ▲군 처우개선(5호) 공약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모두 특정 세대와 직업군을 염두에 둔 '굵직한' 공약인 만큼,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요양병원 간병비의 건강보험 적용에 연간 15조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신혼부부 대상 10년 만기 1억원 대출·자녀 수에 따른 원리금 차등 감면, 2·3자녀 출산 시 각각 24·33평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저출산 대책은 예산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현역 군인·군무원 당직비 인상, 장병 휴대폰료 50% 할인 등 군 공약에는 예산 1500억여원이 필요하다고 이개호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정부·지자체·교육청 연계 보육 프로그램인 '온동네 초등돌봄'은 앞서 민주당이 시범사업 예산으로 165억원을 요구했고, 올해 예산안에 관련 내용이 반영됐다. 민주당은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경로당에 주5일 점심은 물론 부식비도 지원하자는 노인 보편복지 공약은 재정 추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노인복지법 개정안에는 해당 공약과 유세한 내용이 담겼는데, 국회 예산정책처는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지원 금액, 방법 등을 파악할 수 없다"며 비용추계를 보류했다. 전국에 포진한 미등록 경로당 지원 여부도 불분명하다. 이미 정부는 전국 경로당 6만8000여곳에 양곡비 등을 보조하고 있다. 작년 773억원이었던 예산 규모는 올해 800억원으로 늘었다.

민주당은 조만간 총사업비 40조원 규모 '수도권 지상철도 지하화' 공약도 발표할 계획이다. 당 정책위는 18일 관련 토론회에서 경부선(서울~군포~당정), 경인선(서울 구로~인천) 등 수도권 5개 지상철도 구간 지하화 비용을 39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공약 이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 총액만 93조원 이상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금성 포퓰리즘이 아니라 민생 정책이고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다. 큰 정책을 적은 예산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며 "현금 지원은 우리 당만의 약속도 아니고 정부와 여당이 더한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건전재정을 강조하는 정부여당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감세책을 잇따라 추진한 데 이어 8000억원 규모 코로나19 지원금 환수 면제, 134조원 규모 '2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공약 등을 발표했다. 해당 사업비 과반인 75조원을 민간에서 조달하고 국비는 30조원만 쓰겠다는 입장이나, 사업성 낮은 일부 지방노선에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강조하는 민주당에 비해 예산 규모 자체는 적지만, 육아휴직 급여·대체인력 지원금 상향 조정 등 저출산 대책과 간병비 부담 완화 등 방향성이 일치하는 공약도 적지 않다.

문제는 나랏빚은 물론 국가 재정 상태에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가채무는 1110조원이며,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64조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월~11월 국세수입은 324조2000억원으로 재작년 동기 대비 49조4000억원 감소했다. 아무리 필요한 정책이라 해도, 여야가 과도한 표심 경쟁에 위기인 국가 재정 상황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관옥 정치경제연구소 민의 소장은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선심성 공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총선에서 받을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국가채무 비율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상황에서의 현금성 공약들이 국민에게 얼마나 소구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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