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팔리는 서울 고가 단독주택 작년 불과 5건 낙찰

입력 2024-01-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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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서울 고가 단독 주택이 경매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발 가능성이 낮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28일 경매 전문 업체 지지옥션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24일까지 1년여간 진행된 감정가 30억 원 이상의 고가 단독주택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2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단 5건만 낙찰됐다.

이 5건의 낙찰된 주택의 경우도 감정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팔렸다. 지난해 3월 매각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토지면적 588㎡(178평), 건물면적 236㎡(71평) 규모 단독주택은 두 차례 유찰된 끝에 23억3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주택의 감정가는 33억3000만 원이었다.

또 올해 초 매각된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토지면적 358㎡(108평), 건물면적 422㎡(128평)의 단독주택 감정가는 49억8000만 원이었으나, 두차례 유찰 끝에 38억9000만 원(매각가율 78%)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단 1명이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경우도 낙찰되지 못하고 유찰되는 경우도 있다. 성북동 안에서도 대사관저 밀집 지역에 있는 토지면적 656㎡(198평), 건물면적 386㎡(117평) 단독주택은 3번째 유찰 끝에 오는 20일 다시 경매에 나온다. 다음 경매가는 29억9000만 원으로, 감정가(58억500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2층 높이인 이 주택은 지하에 주차장과 기사 대기실까지 갖췄으며 금송과 홍송 등이 식재돼 수목 가치만 9000만 원 가까이 인정받았다.

성북동의 또 다른 2층 단독주택도 오는 30일 5번째 경매에 부쳐진다. 한국가구박물관, 길상사 등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 단독주택의 토지면적은 926㎡(280평), 건물면적은 451㎡(136평)로, 수영장도 있다. 감정가는 48억9000만 원이지만 현재는 절반인 25억 원까지 떨어졌다. 만약 이번 경매에서도 낙찰자를 찾지 못하면 다음 경매에선 20억 원에 나올 예정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에서 단독주택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감지된다"며 "수요가 제한적인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가능성이 없고, 환금성도 떨어져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가 아니면 이런 고가 단독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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