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는 위험, 홍콩은 올라갈 일만'…ETF로 '머니무브'

입력 2024-01-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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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발행액, 전년 대비 76%↓
개인, ETF 사들여…순매수세 강화
"가격 매력 영향…장기관점 필요"

▲지난 10일 홍콩 시내에 있는 은행에 설치된 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올해 들어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는 대폭 줄고 국내 출시 홍콩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세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증시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했지만, ELS가 대거 손실을 빚은 상황에서 ETF가 대체 투자처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액은 266억 300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발행액인 1129억7565만원에서 76%가량 곤두박질친 수치다. 그해 4월 8301억4025만원까지 치솟았던 발행액은 8월 5137억1045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2월 1520억442만원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콩 ELS가 침체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투자자들은 ETF를 대거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개인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들어 TIGER 차이나항셍테크를 152억9310만 원어치 순매수했다. 1년 전과 지난달 순매수액인 각각 60억2930만원과 67억3930만원을 기준으로 2배 넘게 불었다.

KODEX 차이나H는 지난해 1월 4억7889만원 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가 이달 20억1834만원 어치 순매수로 돌아섰다. KBSTAR 차이나HSCEI(H)도 같은 기간 개인은 7838만원 어치 순매도했다가 8억9189만원 어치 순매수했고, ACE 차이나항셍테크도 순매수액이 2292만원에서 2억7021만원으로 늘었다.

개인의 홍콩 ETF 투자 증가는 홍콩 증시의 가격 매력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이 홍콩 증시 부진을 저점 매수 기회라고 보며 투자심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특히 수익률 폭락 사태를 빚은 ELS를 제외한 투자수단 가운데 ETF가 주목받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홍콩 ETF 투자의 가장 큰 요인은 가격 메리트로, 지난해 말부터 중국 증시를 제외하면 ‘많이 떨어지면 사고 오르면 판다’는 전략이 유효했다는 경험이 쌓인 상태”라며 “중국 관련 상품 인기가 전반적으로 시들해진 가운데 단기 수익을 노리는 한편, 과도한 위험성을 지양하는 펀드의 특성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홍콩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증시 향방이 좌우될 가능성이 큰 데다, 중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선언에 따른 기대감으로 홍콩 증시가 리바운드됐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 갈지는 불안한 국면”이라며 “부동산 채무불이행(디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중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홍콩 은행들 마진이 떨어져 전체 홍콩 기업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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