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사 현장 안전관리 감리에 맡겨야"…주택업계 중처법 개선 요구

입력 2024-01-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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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가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발제자로 나선 진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주택협회)

주택업계가 중소·중견업체의 현장 안전관리를 감리 담당자에게 맡기고 건축공사와 토목공사의 처벌기준을 다르게 하는 방향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과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 규정에 대한 명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일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진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규정에 대한 명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규정의 명확한 의미를 제대로 내놓지 못한다는 진단이다.

진 변호사는 "충실하게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한 기업조차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무조건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된다는 불안감이 있는 상황"이라며 "13건의 법원 판결 중 일부를 제외하면 법리 다툼이 아닌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간 내에 법률 개정이 어려운 현시점에서는 검찰 처분과 법원 판결을 통해 △경영책임자는 반드시 최고경영자(CEO)에 국한돼야 하는지 △안전보건확보의무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요구되는지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과 중대재해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실장은 "처벌과 규제 위주의 법령으로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어렵다는 것은 외국의 사례를 통해 확인된다"며 "이런 점에서 방향성을 달리할 수 있는 접근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향으로는 소규모 현장의 안전관리를 감리에게 맡기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박 실장은 "중소·중견 건설사는 안전관리 직무를 담당할 역량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지원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중소·중견 현장에서 경험이 축적된 안전관리자를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일정 규모 이하의 현장은 감리에게 안전관리 직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기술진흥법과 건축법에 감리가 시공·품질·안전관리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는 자로 규정돼 있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사안이란 생각이다.

건축과 토목의 처벌 기준 분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실장은 "건축공사는 토목공사보다 공종이 복잡하고 참여하는 건설업체와 근로자가 많아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을 반영해 처벌기준도 달리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고령자 중대재해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건설업 사망사고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55세 이상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실장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으로 건설업 사망사고자 중 65.2%가 55세 이상이다. 건설업의 55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2013년 7.2%에서 2023년 10.6%로 확대됐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건설 경기 악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으로 악재가 겹쳐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처벌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은 건설업계에 삼중고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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