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심상찮다...끝모를 추락 본격화하자 기관도 ‘외면’

입력 2024-01-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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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제공=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저렴할 때 사야죠. 저는 없는 돈 싹싹 긁어서 SK이노베이션 추가매수 완료했습니다. 부자가 될 기회는 이런 공포와 함께 오는 겁니다.”

22일 회원 수가 약 2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이차전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이 게시글에는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저도 조금 더 추매(추가 매수)했어요” 등 작성자의 투자법을 지지하는 댓글이 줄지어 뒤따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3% 하락한 4351.45에 마감했다. 작년 7월 연중 고점 8523.18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올해 들어 이차전지 관련 주가가 3주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는 등 이차전지 부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전기차 업황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어닝쇼크’가 시작하자 주가가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0.02%(0.39포인트) 하락한 2472.35를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0.80%), SK하이닉스(1.20%)와 삼성전자우(0.83%, 8위)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3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605조 원 규모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2006조 원)의 30%에 육박한다.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의 약세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급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가 빠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빠지는 것"이라며 "2400선 초반이면 밸류에이션적으로도 의미있는 실적으로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이다. 그러나 실적 불확실성이 취약한 이차전지 섹터 부진이 하락을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3시 2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전일 대비 2.61%(1만 원) 내린 37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LG화학(-4.20%), 삼성SDI(-4.01%), SK이노베이션(-4.14%) 등은 4% 넘게 급락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주인 POSCO홀딩스(-3.14%), 포스코스틸리온(-3.46%), 포스코인터내셔널(-2.49%), 포스코퓨처엠(-5.03%), 포스코DX(-0.54%)도 일제히 내림세다. 금양(-7.24%)의 하락률은 7%를 넘어섰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차전지의 하락 폭은 더 깊다. 에코프로비엠은 10% 넘게 내려 25만5000원을 나타내고 있으며, 에코프로는 전장 대비 7.37%(4만1000원) 내린 51만5000원으로 50만 원 선을 위협받고 있다. 엘앤에프(-7.99%), LS머트리얼즈(-8.42%)

특히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에코프로머티도 이날 하락세로 전환했다. 에코프로머티는 전장보다 11.82%(2만5600원) 떨어진 19만900원에 거래 중이다. 조정국면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에코프로머티는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후 연기금의 순매수 1위 종목을 지켜오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연기금의 상장 이후 에코프로머티 순매수액은 3120억 원에 이른다.

연기금의 투자는 통상 장기투자 성격이 짙어 향후 주가 전망을 예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연기금이 이차전지 관련주들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이차전지 산업의 생태계 전체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관들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삼성SDI 등 이차전지를 팔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시장 전망인 5788억 원의 절반 수준의 '어닝쇼크'다. 엘앤에프도 지난해 4분기 2804억 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영업손실 220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차전지 업종의 최근 실적은 아직 바닥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달 말에서 2월 초 실적 발표를 앞둔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8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이차전지는 실적 전망치가 지금도 계속 하향 조정 중이고, 오는 1분기가 저점일지 2분기가 저점일지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 반등은 리튬 가격이 바닥을 다진 뒤인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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