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중도 하차…‘트럼프 vs. 헤일리’ 양자대결 구도 확립

디샌티스 “승리 분명치 않아 선거운동 중단”
대신 트럼프 지지 선언
23일 뉴햄프셔주 예비경선 예정
헤일리, 중도층·고학력자 지지 높지만
여전히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평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공화당 대선 후보 결정전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가 확립됐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아이오와에서 2위를 차지한 후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기도하고 숙고했다”며 “승리의 길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원봉사와 기부를 요청할 수 없다. 따라서 오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후보 사퇴 결정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15일 치러진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21.2% 득표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51%의 지지율을 얻은 트럼프와 득표율 격차가 약 30%포인트(p) 이상 벌어지자 향후 경선 참여를 단념한 것으로 보인다.

▲니키 헤일리(오른쪽) 전 유엔대사가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바라보고 있다. 디모인(미국)/AP뉴시스
이제 공화당 대선 경선은 헤일리 전 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아이오와주에 이어 초반 연승을 노리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23일 예정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트럼프에게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아이오와주와 달리 뉴햄프셔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뉴햄프셔주는 트럼프의 초기 지지율이 과반을 기록하지 못한 유일한 주였다.

CNN이 뉴햄프셔대학과 16~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 무당층 유권자 58%와 중도층 유권자 71%의 지지를 얻었다. 대학 학위를 소지한 유권자 지지율에서도 헤일리 전 대사(50%)가 트럼프 전 대통령(38%)을 앞섰다.

그러나 프라이머리에서도 한 표를 행사할 유권자 대부분이 공화당원이어서 트럼프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햄프셔주 전체 유권자로 확대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기록해 헤일리 전 대사(39%)를 11%p 앞섰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 6%가 트럼프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크다. 정치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집계한 최근 뉴햄프셔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은 50%에 육박해 헤일리에 두 자릿수로 앞섰다.

트럼프와 헤일리 간의 기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이름을 틀리게 발음하거나 그가 태어났을 당시 헤일리의 부모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었다는 점을 들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도 “77세의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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