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국민연금…지분 보유 목적 ‘일반→단순투자’ 늘려

입력 2024-01-2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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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7종목 보유목적 ‘일반→단순’ 변경
단순투자는 주주행동보다 ‘시세차익’ 무게

(게티이미지뱅크)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부 종목의 지분 보유 목적을 하향 조정하며 주주활동 숨 고르기에 나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19일 현대제철, SK디스커버리, 삼성엔지니어링, 현대백화점, 롯데웰푸드, SK케미칼, DL이앤씨 등 총 7종목의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롯데웰푸드와 현대제철, SK디스커버리는 지분이 각각 1.05%, 0.24%, 0.57%씩 늘었고, 현대백화점과 삼성엔지니어링, DL이앤씨, 롯데케미칼은 지분이 각각 1.41%, 0.74%, 0.67%, 0.05% 줄었다.

국민연금공단처럼 투자자가 기업 지분을 5% 이상 대량보유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분 보유 목적을 밝혀야 한다. 이 경우 주주 활동의 적극성 정도에 따라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로 분류한다.

단순투자는 차익실현과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정도를 행사하는 비교적 소극적인 투자 형태다. 일반투자는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지배구조나 배당정책, 자사주 정책 개선 등 더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한다. 경영참여는 기업 임원의 선임과 해임 등에 관여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보유목적 변경은 통상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올 때 기관투자자가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하는 양상과 대조적이다. 통상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를 행사하기 위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는 일이 많아서다.

이에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보유 목적을 하향 조정한 것은 적극적인 주주행동보다 시세차익에 무게를 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실적이 좋으면 주주활동에 나설만한 이슈가 없다고 판단하고 보유 목적을 하향할 수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면 국민연금이 보유 목적 외에도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식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에 보유 목적이 변경된 종목 대다수는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 삼성엔지니어링, 현대백화점, SK케미칼, DL이앤씨 등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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