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기는 리튬 가격에…K양극재 수익성 ‘악화일로’

입력 2024-0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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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리튬 가격 최고점 대비 85% 급락
국내 양극재 업체 실적 ‘빨간불’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포스코퓨처엠)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둔화한 데다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탄산리튬 가격이 바닥에서 좀처럼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2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코미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당 86.5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은 2021년 11월 당시 최고점이었던 ㎏당 581.5위안 대비 85% 이상 급락했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공급 과잉 등이 겹치며 지난 한 해 동안 82% 가까이 빠졌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다. 양극재 업체들은 광물 가격과 판매단가(판가)를 연동해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 리튬 가격이 구매 시점보다 낮아지면 역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발생해 수익성이 나빠진다.

15일 잠정 영업 실적을 공시한 엘앤에프는 지난해 영업손실액 22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에만 2804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리튬과 양극재 가격이 3분기 말 대비 각각 44%, 12% 떨어지며 2500억 원이 넘는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증권가에서 전망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18.65% 감소한 30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리튬 가격은 올 들어 추가 하락을 멈추고 바닥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양극재 업계의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하락은 멈췄지만 양극재 가격은 올해 1분기에도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1분기까지 추가 재고평가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양극재 업체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엘앤에프는 재고평가손실 축소를 위해 원재료 구매를 최소화하기로 했고,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 내 글로벌자원실을 신설해 핵심 광물 확보에 힘을 실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인 단결정 양극재를 수익성 개선의 열쇠로 삼았다. 또한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의 공급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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