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 의료 이용 현황 분석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대부분은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를 경험했으며, 입원 환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유진실<사진> 한의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를 활용해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의 특성과 의료 이용 현황을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섬유근육통은 전신의 관절과 근육에 만성적인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다. 불면, 피로, 우울 등 정신적 장애까지 동반할 수 있어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심평원의 통계에 따르면 섬유근육통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는 약 7만 명의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요양급여비용총액 또한 2010년 약 38억 원에서 2022년 100억 원까지 약 2.5배 증가했다.
미국, 스페인, 독일 등 해외에서는 섬유근육통 관련 연구가 다수 이뤄졌지만, 국내 환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국가마다 환자의 특성이 달라서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총 8년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자료(HIRA-NPS)를 활용해 연간 1회 이상 섬유근육통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3만1059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환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1만492명, 여성이 2만567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의 증가세가 약 11%로 연령층 가운데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동반되는 질환은 허리 통증과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가장 많았으며, 비중도 갈수록 증가했다. 허리 통증은 2011년 1875건(42.1%)에서 2018년 1902건(55.9%)으로 13.8%p, 골관절염은 1497건(33.6%)에서 1574건(46.3%)으로 12.7%p 각각 늘었다. 정신적 장애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외래 환자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입원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의료기관별 환자 100명당 방문 횟수를 분석한 결과 한의원·한방병원이 평균 40.7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형외과(25.5회)와 내과(16.5회)가 뒤를 이었다. 비약물치료 처방은 침치료가 평균 40.5회로 일반 물리치료(16.8회)보다 많았다.
연구팀은 섬유근육통에 대한 약물 처방률과 처방 기간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특히 진통제로서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으며, 진통제와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3가지 이상 혼합 처방받는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특히 대부분 약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처방률과 긴 처방 기간을 보였고, 혼합 처방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심리적 증상과 근골격계 통증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섬유근육통 환자의 의료 현황을 장기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향후 섬유근육통의 한의임상진료 지침 수립에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E급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오픈(BMJ Ope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