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파문’ 최초 제보자 심경…“故 이선균·지드래곤 이름 나올 줄 몰라”

입력 2024-01-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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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PD수첩’)
배우 고(故) 이선균, 가수 지드래곤 등 다수의 연예인이 언급된 마약 파문의 최초 제보자가 심경을 밝혔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고 이선균의 마지막 70일을 되짚었다.

이날 방송에는 연예계 마약 파문의 시초인 A 씨가 출연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한 유흥업소 실장인 김모 씨가 지속해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준 것을 보고, 두 사람을 마약 투약 혐의로 인천경찰청에 신고한 인물이다.

A 씨는 “마음이 진짜 안 좋지만, 솔직히 말해서 저 때문은 아니다. 이선균 씨랑 관련도 없지만, 여자친구 때문에 신고해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김 씨가 (전 여자친구인) 이 씨에게 지속적으로 마약을 줬다. 그래서 ‘너 걔 만나지 말라’ 했는데 계속 마약하고 이상한 짓을 해서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씨는 “마약 투약 횟수가 되게 많은데 이 씨는 불구속 수사가 되고, 이선균이랑 김 씨 쪽으로 타격이 돌아갔다. 연예계 쪽으로”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이선균의 이름이 나올 줄 알았냐고 묻자, A 씨는 “생각도 못 했다. 근데 갑자기 이선균이 튀어나오고 지드래곤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러다 보니 이런 애들(전 여자친구)은 묻힌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경찰은 유흥업소 종사자인 피의자 김 씨의 진술에 따라 이선균을 입건했다. 제작진은 김 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입수했는데, 경찰과 김 씨가 11차례의 피의자 신문에서 이선균의 이름을 196번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투약 날짜에 대해서 김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해 날짜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 “오래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마약 관련 혐의로 김 씨를 처음 조사한 건 지난해 10월 19일이다. 첫 피의자 신문 종료 시각은 이날 오후 2시 19분경이었다. 이로부터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오후 5시 17분경, 한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이 씨가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백민 변호사는 “이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 진술이 언론에 알려졌다.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지드래곤의 불송치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배상훈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드래곤이 불송치되면서 경찰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거다. 지드래곤이라는 진짜 스타를 수사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고 짚었다. 마약 수사 검사 출신인 배한진 변호사도 “같이 수사선상에 올랐던 지드래곤이 불송치가 나와 압박이 됐을 거다. 과잉 수사로 비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선균은 소변 간이 검사, 모발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선균은 경찰에 3차로 소환됐으며, 당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 변호사는 “원래 수사는 기밀로 해야 정상”이라며 “보여주기 수사를 하는 이유는 여론을 통해서 수사 당사자를 압박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수사기관 내부에 부족한 증거를 여론몰이해 이 사람은 범죄자가 맞는다는 낙인을 찍고 자백하게끔 만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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