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물량 많고, 부전역 가까워”…건설사 앞다퉈 최고급 시공 약속
새해 부산에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민공원 인근 촉진 2-1구역에서 양사는 최고 수준을 내걸고 연일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1군 건설사가 각 사의 최고 조건 내걸고 수주 맞대결을 펼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업계는 향후 부산시민공원 일대가 개발 이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부산 내륙 핵심지 역할을 하는 만큼 국내 대표 건설사들이 공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촉진 2-1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에 최고 69층 규모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곳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을 펼치는 것은 무엇보다 사업성이 높고, 향후 부산 내 대표 지역으로 개발이 예정된 만큼 상징성이 큰 곳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촉진 2-1구역 조합원은 391명으로 총 1902가구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일반분양 물량만 1511가구에 달한다. 조합원 물량의 세 배 이상이 일반분양으로 풀리므로 그만큼 사업성이 강화된다.
입지도 부산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가운데 제일 낫다는 평가다. 촉진 2-1구역은 동해선 기차역인 부전역과 맞닿아 있다. 부전역은 2028년을 목표로 경부선 KTX역을 포함한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예정돼 있다. 현재 부산역은 부산 남쪽에 치우쳐 있어 부산 내 접근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부전역은 기존 부산역보다 북동쪽에 있고, 주변에 부산 중심인 서면역과 지하철 부전역과 가까워 새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 연제구 H공인중개 관계자는 “다른 시민공원 촉진 구역보다 개발 예정인 부전역 복합환승센터와 가깝고 사업성도 좋아서 대표 단지로 꼽힌다”며 “부산은 그동안 바닷가 쪽은 광안리나 해운대에 비싸고 좋은 단지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내륙에선 중심지인 시민공원 일대에 고급 단지가 이번에 처음 들어선다. 이런 희소성과 상징성 때문에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수주를 위해 붙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외에도 부산 내 몇 남지 않은 대규모 재개발 구역이라는 점과 도심 내 산지가 많아 평지에 있는 아파트가 드문 부산의 지형적 특성도 대형 건설사의 우선 수주 대상에 오른 이유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산시민공원 주변은 평지에다 재개발 이후 공원 영구조망까지 누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산시민공원 일대는 대형 건설사가 앞다퉈 최고급(하이엔드) 브랜드 건설을 줄줄이 예고 중이다. 삼성물산은 촉진 2-1구역 수주와 관련해 “한국 아파트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작품이자 미래 주거단지의 새 아이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지명은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하고, 지난해 8월 발표한 미래 주거모델 ‘래미안 넥스트홈’ 주요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촉진 2-1구역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적용을 선언하고 외국 수입 내장재 사용 등 최고급 시공을 약속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이 유독 삼성 선호가 심해 래미안이 유리해 보이지만, 사업비 제안이나 다른 조건이 바뀔 수 있어 어느 한쪽이 우세하다고 섣불리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대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시세도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촉진 2-1구역 내 전용면적 10㎡형 다세대 주택의 매도 호가는 10억 원으로, 감정가 4억 원을 제외한 프리미엄만 6억 원가량 붙었다.
인근 C공인중개 관계자는 “촉진 2-1구역은 특히 조합원이 작아서 매물을 찾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은 없다시피 한다”며 “급매 물건의 평균 프리미엄이 5~6억 원으로 형성됐고, 다른 매물 프리미엄은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