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B형 간염·간암 동반 75세 환자 간이식 성공

입력 2024-01-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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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자 간이식 수술 4달 후 퇴원…"고령자도 치료 적극 고려"

▲정기 검진을 위해 외래에 방문한 75세 간이식 환자 신금례(가운데)씨와 외과 김두진 교수(오른쪽), 최상태 교수(왼쪽), 장기이식센터 황가혜 책임(왼쪽 두 번째). (사진제공=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길병원은 간암과 B형 간염이 동반된 75세 고령 환자에 대한 뇌사자 간이식을 시행, 환자가 건강하게 일상에 복귀했다고 16일 밝혔다.

환자 신금례 씨는 지난해 8월 황달과 피로 등을 호소하며 급히 병원을 찾았다. 신 씨는 B형 간염 보균자로, 검사 결과 간암도 진행된 상태였다. 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해 간이식 외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 씨는 적기에 뇌사자 간이식 기회를 얻었지만, 고령의 환자가 수술을 견디고 무사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외과 김두진 교수와 최상태 교수 등 간이식팀은 가족들의 적극적인 의사를 반영해 수술을 결정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3일 뇌사자 간이식 수술 후 점차 건강을 되찾아 같은 해 9월 14일 퇴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외래 진료 차 병원을 찾은 신 씨는 혼자서 걷고 간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한 모습이었다.

신 씨와 가족들은 “하루 이틀만 늦었어도 생명을 장담할 수 없었는데 새로운 생명을 주신 기증자님과 어려운 수술을 해주신 의료진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건강 관리에 힘쓰면서 잘 치료 받겠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이식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1990년대 이후, 이식 분야 발전과 연령에 따른 국민 건강지표의 향상으로 간이식을 받는 환자의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 대한 이식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2년까지 전국적으로 약 50여 명의 75세 이상 환자가 간이식을 받았는데, 그중 절반 이상은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돼 있다.

간이식은 수많은 혈관을 연결해야 하는 고도의 수술이며 이식 후 혈관 문합부 합병증 등 위험이 크다. 특히 뇌사자 간이식은 생체간이식과 달리 환자의 컨디션을 고려해 수술 날짜를 지정할 수 없어 위험부담이 크다. 이식 후 1년 이상 생존율 또한 생체간이식이 높게 나타난다.

김 교수는 “고령자는 이식 후 폐와 신장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하다”라면서도 “신체 지표나 활력도가 나쁘지 않고, 환자가 회복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간이식으로 살릴 수 있는 고령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수술 후 환자, 보호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더 많은 환자가 치료받게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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