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입김 세진 탓에...‘5억짜리’ 위스키도 등장 [고물가 설선물 백태]

입력 2024-01-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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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선물세트 최고가 '위스키'

고물가 흐름이 새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설 명절 선물 트렌드로 극과극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스키 열풍으로 인해 한편에선 ‘억 소리’ 나는 위스키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인 반면, 다른 한 편에선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성비’ 제품이 인기다. 유통업계는 세대별·연령별 타깃을 달리해 설 선물 매출 증대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제수용 과일 가격은 천정부지라, 서민의 시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편집자 주>

▲편의점 CU가 판매하는 고가 위스키 제품들. (왼쪽부터) 윈저 다이아몬드 쥬빌리, 달모어 45년, 더 글렌그란트 60년 (사진제공=BGF리테일)

작년부터 이어져온 MZ세대의 ‘위스키 열풍’이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로까지 번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사전예약 구매’ 혜택을 강화하는 동시에 초고가 위스키부터 가성비 제품까지 확대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윈저다이아몬드쥬빌리(700㎖)’가 올해 설 선물세트 중 최고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제품은 CU가 설 명절을 맞아 19일까지 진행하는 주류 기획전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5억 원에 달한다. 위스키 종주국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로열 로크나가’, ‘글레뉴리 로열’ 양조장의 희귀 원액을 블렌딩 해 만든 위스키로, 현재는 양조장이 문을 닫아 생산이 중단돼 전 세계 한정 수량으로 희소성이 높다.

GS25도 설 선물세트 중 최고가로, 건축가 데이비드 아드자예 경(DAVID ADJYA OBE)과 합작으로 선보인 ‘고든 앤 멕페일 제너레이션 글렌리벳 80년산’을 내놨다.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로 판매가는 2억5000만 원이며, ‘우리동네GS’ 앱 내 와인25플러스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추석 위스키 매출 신장률이 40%에 달하자,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위스키 선물세트 수를 70% 늘렸다. 대표 고급 위스키는 200년 역사의 위스키 브랜드 달모어 시리즈로, 달모어 45년산의 경우 판매가가 4800만 원이다.

▲GS25가 '와인25플러스'를 통해 판매 중인 위스키 제품들. (사진제공=GS리테일)

대형마트도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며 위스키 설 선물세트를 대량으로 구비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위스키 세트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20년 16%, 2021년 40%, 2022년 18% 늘었다. 올 설에도 높은 성장세가 전망돼 최대 매출 신장률이 예상된다.

이마트는 특히 위스키 사전예약 혜택을 강화했다. 대표 상품은 시바스리갈 13년 쉐리(700ml, 영국), 글렌드로냑 12년(700ml, 영국), 글렌파클라스105(1000ml, 영국) 등으로, 정상가에서 각각 1만2000원·1만5000원·2만 원 할인해 4만9800원· 9만5000원·11만 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유명 브랜드 인기 위스키를 대폭 확대했다. 프리미엄 위스키 중 전세계 610병 한정의 프리미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파클라스 25년 코리아에디션’을 70만9000원에 판매한다. 한국인 취향에 맞는 원액을 엄선해 발렌타인 마스터 블랜더가 블랜딩한 ‘발렌타인 17년 아티스트 에디션’은 18만1000원에 선보인다. 홈플러스도 사전예약 기준 프리미엄 위스키 ‘로얄살루트 21년 리차드퀸 에디션’을 33만9000원에 선보인다. 동시에 가성비를 갖춘 ‘벤치마크버번위스키(2만4900원)’도 내놨다.

유통업계가 올해 설 명절에 유독 위스키 선물세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MZ세대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한잔이라도 제대로 마시려는’ MZ세대의 위스키 수요가 전체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도 이는 드러난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3만586t(톤)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였던 2022년 연간 수입량(2만7038t)을 돌파한 것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만t을 돌파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주요 위스키 판매처로 자리매김하면서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 점도 한몫했다. 앞서 이마트는 새해 첫 위스키 행사로 4만 병을 준비했으나, 오픈런과 함께 품절대란을 빚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연령대별 위스키 매출 비율을 살펴보면 2030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MZ세대가 위스키 소비를 이끌고 있다”면서 “이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이번 설 선물세트도 초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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