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헐값 매각 안돼”…오픈마켓 흑자로 몸집 키운다

입력 2024-01-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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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조직 신설…경쟁력 강화

최대주주 콜옵션 포기…FI 매각
기존 시장 추정 가치 대비 절반
상품·트래픽·배송·편의성 강화
수익성 개선해 가치 상승 노려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11번가가 올해 오픈마켓 흑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최근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역직구 서비스 준비에 뛰어든 데 이어 내달부터 오픈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버 이용료를 부과한다. ‘헐값 매각’ 논란 속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14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목표로 오픈마켓 사업 연간 흑자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판매자 성장 △가격 △트래픽 △배송 △인공지능(AI) 등 5개의 신규 조직을 신설했다. 각 조직별로 핵심과제만 수행해 이커머스의 기본 경쟁력인 상품, 트래픽, 배송,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정은 11번가 사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오픈마켓 사업은 지난해 12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며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사업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효율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11번가가 올해 오픈마켓 흑자에 방점을 둔 건 수익성을 개선해 매각 직전까지 최대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11번가는 강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인데, 기존 시장 추정 가치 대비 절반 가격을 달고 매물로 나온 상태다. 헐값 매각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됐다.

매각 희망액은 5000~6000억 원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FI가 2018년 투자할 당시 11번가 기업가치인 2조7000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자, 현재 시장 추정가(약 1조 원)도 밑도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FI가 투자 원금과 이자 정도만 회수해 빠져나가겠다는 의도로 본다.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콜옵션을 포기한 탓에 헐값 매각 논란에 목소리를 낼 수 없다. 2018년 11번가가 FI에게 5000억 원을 투자받을 때 5년 내 상장 불이행 조건으로 SK스퀘어의 콜옵션이 포함됐는데, 이를 포기하면서 FI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한 것이다.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FI가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 80.3%까지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게 가능하다.

▲11일 안정은 11번가 사장이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11번가 본사에서 열린 ‘2024 1st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올해 사업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는 연초부터 오픈마켓 수익성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11번가는 최근 구매·판매 약관에 ‘글로벌11번가’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약관에 따르면 글로벌11번가는 ‘국외에 개설했거나 국외 판매를 위해 운영하는 해외 11번가 사이트와 국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사이트’다. 업계는 신규 역직구 서비스 준비를 위한 작업으로 본다. 또 11번가는 이달 초 뮤지컬, 콘서트, 연극, 전시 등 티켓을 판매하는 티켓11번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0년 출시 이후 14년 만이다.

이와 함께 내달 1일부터 오픈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버 이용료를 받는다. 서버 이용료는 플랫폼 업체가 구축한 서버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수수료로 일명 '자릿세'다. 서버 이용료는 판매수수료와 별도로 구분된다. 11번가는 전월 구매 확정액 기준 월 500만 원 이상인 판매자에게 매달 서버 이용료 7만7000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11번가 최대주주의 콜옵션 포기로 원하는 가격대로 매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오픈마켓 비중이 높은 11번가 사업 구조 상 수익성을 개선해 매각 직전까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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