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탈당·자객출마 논란 속 이재명 퇴원…통합 시험대

입력 2024-01-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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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피습 8일만 퇴원…"존중·타협하는 정치 복원"
'원칙과상식' 탈당…이낙연은 11일 탈당·창당 선언
곳곳서 자객출마 논란…원외친명-현역비명 구도 뚜렷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퇴원했다. 당분간 자택에서 회복 치료를 받을 예정이지만, 4·10 총선을 앞두고 소위 '자객 공천' 논란과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주류의 줄탈당 등 계파 간 '분열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대병원에서 퇴원을 마치고 자택으로 향했다. 2일 부산 방문 중 '흉기 피습' 사건으로 수술대에 오른 지 8일 만이다. 이 대표는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타협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퇴원 현장에는 지도부 등 당 관계자와 지지자, 유튜버 등 200여명이 몰렸다.

이 대표는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당장 공식 당무 일정을 소화하기는 어렵지만, 최고위 의결을 요하는 주요 의사결정은 자택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당의 설명이다. 구체적 당무 복귀 시점은 이 대표의 회복 추이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고질적 계파 갈등에 따른 당내 분열 양상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만큼 마냥 당무 복귀를 미룰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장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해온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이날 이 대표의 퇴원을 앞두고 탈당했다. 이들과 동반 탈당이 예상됐던 윤영찬 의원은 잔류로 선회헀다.

'원칙과 상식'은 내일(11일) 탈당·창당 기자회견을 앞둔 이낙연 전 대표와 신당·제3지대 빅텐트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등과 연대 여지도 열어뒀다.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내홍 수습과 당 통합은 당무 복귀를 앞둔 이 대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YONHAP PHOTO-2349> 민주당 '원칙과 상식', 탈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2024.1.10 xyz@yna.co.kr/2024-01-10 11:04:42/<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앞장서 비판해왔던 소수의 비명계 의원들은 당을 떠났지만, 본격적인 계파 갈등은 공천 국면에서 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미 다수 친명계 원외 인사는 물론 친명계 비례대표까지 비명계 현역 지역구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른바 '자객 출마'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은 8일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고, 이 대표의 보좌진 출신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은 신동근 의원의 인천 서구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 차장은 최근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예비후보 검증 신청서를 내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정현 최고위원은 대전 대덕(박영순),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안산 상록갑(전해철), 친명계 원외그룹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강위원 공동대표는 광주 서갑(송갑석), 박균택 당대표 법률특보는 광주 광산갑(이용빈) 등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친명계 비례대표 김의겸·양이원영 의원은 각각 전북 군산(신영대)·경기 광명을(양기대)에서 일찌감치 표심을 훑고 있다. 문제는 대립 구도가 뚜렷한 만큼 특정 계파 낙천 시 잡음이 커지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비명계 한 관계자는 "출마는 자유롭게 한다지만 그것이 공천으로 이어지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며 "'자객 출마'가 '자객 공천'이 되면 반발할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친명계 내에선 21대 총선 압승으로 현역만 170명에 육박하는 데다 지난 대선·지선 패배로 원외 후보군이 대거 늘어난 만큼 내부 경쟁은 불가피하며, 계파 문제로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당이 지난 총선에서 크게 이기고 대선과 지선을 연달아 지면서 사상 최다 현역과 예비후보군이 생긴 상황"이라며 "선거엔 언제나 현역에 대한 신인의 도전이 있고, 출마는 개인의 정치적 선택이다. 그런데 마치 친명·비명 간 선명한 경계가 있는 것처럼 '자객' 운운하는 것은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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