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대기업 “비용 상승”…속내는 ‘실적 만회’ 노림수[가격인상 요지경]

입력 2024-01-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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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아모레 “불가피한 인상”
“엔데믹에도 매출 부진 원인” 지적

▲서울 시내 한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매장. (사진제공=뉴시스)

올해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며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업체들은 원부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이보다는 바닥을 찍은 실적이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달부터 비욘드, CNP 브랜드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 폭은 작게는 2.5%, 최대 5.9% 수준이다. 인상 폭이 가장 큰 품목은 비욘드 '딥모이스처 스무딩 바디미스트(120㎖)'다. 기존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5.9% 올린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에도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4~5% 올렸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부터 주요 브랜드 가격을 줄줄이 인상 중이다. 특히 설화수 하이엔드 라인인 '진설'의 경우 지난해 9월 리뉴얼하면서 대표 품목 '진설크림' 가격을 10.6% 올렸다. 이에 따라 가격은 기존 47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5만 원 뛰었다.

서브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도 지난해 109개 품목 가격을 평균 19.3% 올렸다. 에뛰드는 이달 4일자로 마스카라와 섀도우 2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12일자로 리무버, 클렌징 오일 등 18개 품목을 올릴 예정이다.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비싸졌고 각종 제반 비용 또한 올라 제품가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해 주요 원부자재의 가격이 지속 상승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자사 CNP, 비욘드 브랜드 일부 품목의 가격을 1월 1일자로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기업들의 주장과는 달리, 최근 매출 부진이 가격 인상의 더욱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시기 주요 시장인 중국 매출이 또 한번 급감하고 현지 트렌드 또한 바뀌면서 국내 대형 화장품사들이 수 년째 실적 부진 중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연간 매출이 8조 원을 넘겼는데 2022년 7조1858억 원까지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1% 줄어든 6조9658억 원을 기록해 7조 원을 밑돌 전망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4929억 원으로 전년보다 30.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8.9% 줄어든 3조7691억 원, 영업이익은 41.3% 감소한 1258억 원으로 관측된다.

다만 가격 인상에도 올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반등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7조 원, 영업이익은 3% 증가한 4900억 원"이라며 "생활용품과 음료는 탄탄한 브랜드력으로 안정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나 화장품의 경우 성장을 위한 투자로 변동성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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