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사태에 도로·지하철 공사 ‘어쩌나’…미완성 SOC 공사만 ‘1.8조’

입력 2024-01-08 16:00수정 2024-01-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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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태영이 진행 중인 사업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태영건설은 주택 뿐만 아니라 지하철과 도로 등 지역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사회간접시설(SOC) 공사도 여러 건 수행 중인 것으로 파악돼 해당 사업의 공사기간 지연 등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석 결과 태영건설의 지난해 3분기 공시 기준으로 올해 이후 완공이 예정된 국내 토목공사 수주 사업 계약 잔액은 약 1조82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이후 완공이 예정된 토목공사 수주 건의 총도급 금액은 약 2조6661억 원으로 이 가운데 완성공사액은 약 8421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의 토목공사 수주 건 중에는 지역 사회와 부동산 시장에 파급력이 큰 도로나 지하철, 철도 공사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먼저 철도 공사 중 공사 금액이 가장 큰 사업은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평택~오송 2복선화’ 건설사업으로 태영건설은 제3공구 공사를 1439억 원에 수주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수주해 2028년 6월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기완성 공사 금액은 66억 원에 불과해 공정률 4.6% 수준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철도 공사로는 서울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2공구)으로 총 946억 원의 도급금액 가운데 완성 공사액은 66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계약잔액은 880억 원이나 남아 공정률은 6.9%에 그쳤다.

특히 서울 9호선 4단계 연장사업은 서울 강동구 일대 대표적인 교통 호재로 꼽힌 만큼 인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전망이다. 이 사업은 현재 종점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부터 총 연장 4.12㎞ 구간에 한영고와 고덕역, 길동생태공원 등을 거쳐 고덕강일1지구까지 신설역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태영건설은 2공구(1.289㎞) 구간 공사를 맡아 2021년 8월 착공했다. 9호선 연장을 통해 고덕·강일지구 교통 이용 편의성 상승 등으로 강동구 신축 단지 밀집지역의 대표적인 교통 호재로 꼽힌다.

이 밖에 주요 철도 건설사업으로는 501억 원 규모 ‘월곶~판교 복선전철 6공구’(진행률 14.5%) 사업과 1096억 원 규모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3공구’(24.8%) 등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지난 3일 설명회장인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또 도로 공사 가운데선 서서울고속도로가 주관하는 ‘수도권 서부고속도로 광명~서울간 민간 투자사업’이 전체 551억 원 도급금액 중 197억 원만 완성해 진행률 35.8%를 기록 중이다. 또 다른 수도권 도로 건설 사업으로는 ‘파주~양주·포천 고속도로 4공구’(84.3%)와 ‘김포~파주간 고속도로 제400호선 2공구’(33.5%) 등이 진행 중이다.

철도와 도로 등 SOC 건설 사업은 정부나 지자체가 보장하는 만큼 사업 좌초 위험성은 없다. 다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사업 중단을 결정하거나, 만약 법정관리 절차로 넘어가면 대체 사업자를 구해야 하므로 상당 기간 사업 차질은 불가피 할 수 밖에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태영건설 규모는 컨소시엄 주관사를 맡은 경우는 많지 않아 사업이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적지만, 일정 지연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며 “대형사들이 태영건설이 손 놓은 사업장을 이어서 수주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건설비용이 많이 올라 사업마다 수익성 등을 파악하고 접근하게 되면 결국 사업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공사는 공사 이행보증 등 보증 체계가 탄탄해 손실 위험은 없지만, 새 공사 업체를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관에서 주관하는 공사는 수의계약 요건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재입찰 공고를 낼 것”이라며 “사업 지연 기간은 사업마다 달라 특정할 수 없지만, SOC 사업은 정부가 보증하는 만큼 좌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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