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의사회, ‘헬기 이송’ 이재명 대표 검찰 고발

입력 2024-01-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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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서울대병원 업무방해 혐의…“수술 새치기”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측근들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가 부산에서 서울까지 헬기로 이송돼 두 대학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번 사건은 정치인들의 특권의식 발로이자 국민 보다 내 목숨이 더 소중하다는 진료 패스트트랙, 수술 새치기 습관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며 “이를 처벌하는 김영란법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근절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이송이 의료 현장에 혼란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응급실 현장에서는 개인적인 이유로 상급병원으로 가겠다는 환자들에 대한 대응이 무엇보다 어렵다. 환자나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데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청과의사회는 이번 사태 이후에 이미 지방의 응급실에서는 이송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나도 가겠다’라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왜 이송과정에서 내가 돈을 내야 하는가에 대한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 제출과 함께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의 이송을 두고 ‘권력을 이용해 국민의 진료·수술 순서를 부당하게 앞지른 새치기’로 규정했다.

소청과의사회는 “1년에 약 12만 명의 중증외상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오고 그중 3만 명이 죽는다”라며 “충분히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야당 대표가 국회의원들을 동원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요청한 것은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고, 특혜 요구이며,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이송되는 동안 부산 지역에 응급의료 헬기 공백이 발생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부산 지역에는 119응급의료헬기 1호기(AW-139)와 2호기(BK-117) 등 총 2대가 있지만, 이 중 2호기는 교체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노후해, 실제로는 1호기 위주로 운행하고 있다”라며 “이 대표가 119응급의료헬기를 이용하는 동안 부산지역은 사실상 '119응급의료헬기 공백 현상'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60대 남성에게 피습을 당했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13분 헬기를 통해 부산대병원에 도착해 검사와 응급 치료를 받고 오후 1시경 다시 헬기를 통해 서울 종로구의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의 이송을 두고 부산, 광주, 서울 등 광역지자체 의사단체들은 잇달아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4일 성명에서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음날인 5일 서울시의사회는 “헬기 특혜 이송이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버린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작태라고 지적한 부산시의사회에 십분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광역시의사회도 “응급의료시스템에 따라 이 대표는 사고 발생 지역 상급 종합병원이자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고, 환자나 보호자의 전원 요구가 있으면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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