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위기관리 체계 구멍…“바이든, 국방장관 입원 사흘이나 몰라”

입력 2024-01-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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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장관, 1일 입원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4일 보고받아
“미국 정부·군 고위 관리, 입원 사실 24시간 이내 통보 일반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새해 첫날 입원했음에도 이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4일 뒤늦게 알려 물의를 빚고 있다. 텔아비브/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입원 소식을 무려 사흘이나 몰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국이 중동과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응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안보 핵심인 국방장관의 부재를 대통령이 나중에 파악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미국 정부의 위기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스틴 장관이 입원했다는 사실을 4일 파악하고 이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제는 오스틴 장관이 1일 수술합병증 치료를 위해 워싱턴D.C. 근교의 월터리드 군 의료센터에 입원했는데 국군 최고 통수권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이 소식을 사흘이나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 국방부는 오스틴 장관이 입원한 지 5일째인 전날에야 이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성명을 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의료나 프라이버시 문제를 포함해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자신의 상태나 입원한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저녁에도 오스틴 장관은 여전히 입원해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후 오스틴 장관 입원 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했다”며 “대화 분위기는 따뜻했으며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에 대한 ‘완전한 신뢰’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일반적으로 미국 행정부와 군 고위 관료들은 자신이 입원한 지 24시간 이내 성명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병원에 입원한 새해 첫날 홍해에서 고조되는 긴장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전화 회의에도 참석했다. 오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이 통화가 오스틴 장관이 입원하기 전인지 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CNN은 국방장관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날 매우 민감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다는 사실, 그리고 백악관이 며칠이 지나서야 입원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 모두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오스틴 입원 사실을 며칠이나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의회와 미국 국민에게 그의 건강을 알릴 책임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특히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국방정책을 책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승계 서열에서 6위에 있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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