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이재명 피습 피의자 ‘당적’ 논란?...“문제 본질 아냐”

입력 2024-01-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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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피습한 피의자 김모씨(67)에 대한 당적 논란이 가중되다 한풀 꺾인 모양새다.

사건 직후 김씨가 진영 논리와 혐오 정치 영향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동시에 그가 보유한 당적에 따라 각 당 유불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여야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듯 했으나, 확대해석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찰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당원 명부를 받아 김씨의 당적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전날 공지를 통해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에 따라 임의제출 형식으로 피의자의 당적 여부를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도 “국민의힘은 수사 당국의 노력에 적극 협력하기 위해 피의자의 당적을 확인해 줬다”고 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김씨는 지난해 4월 민주당에 입당했고, 그 전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각 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씨의 당적 여부를 둘러싸고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퍼졌다. 야권 지지자는 윤석열 정부의 부실 대응이나 여권 배후의 지시를 받은 피습이란 음모론을, 여권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자작극 등을 의심하며 상대 정치 세력을 향한 의구심이 제기하고 있다.

여야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당적 여부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며 “(당적 논란은) 정치적 테러도 자기들의 정파의 이해관계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각종 음모론을 유포하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혼란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현 상황을 엄중히 직시하며 모든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선임대변인은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해 있음에도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극단적 발언으로 후진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당적 여부에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김씨 범행 유형은 ‘사명 추구형’ 사상범”이라며 “일종의 특정인에 대한 병적인 증오심을 갖고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해 극단적인 공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범죄인의 특징이 자신이 공격한 반대 진영의 사람을 ‘악’이라고 보는 것인데, 그가 무슨 당적을 가졌었나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는 정치 풍토가 문제라면 문제이지, 그 사람의 당적, 나갔던 집회의 성격 등이 핵심이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김씨의 범행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이입하게 되는 ‘정치의 감성화’”라며 “팬덤 정치나 과도한 우상화 등이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정치 감성화를 근절할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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