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분열 잠시 잦아들었지만…공천파동 우려는 여전

입력 2024-01-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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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피습 여진…비명계 원심력↓
이르면 이달 중순 공관위 구성
공관위원 계파·지역안배 등 주목
공천 파동, 이낙연신당 동력될 듯

▲부산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이송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태를 계기로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탈당 시간표도 뒤로 밀렸다. 하지만 결국 4·10 총선을 앞두고 비주류에 대한 '공천 학살'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야권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틀 전(2일) 부산 방문 중 흉기 습격을 당한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흘째 회복 치료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동정 여론이 형성된 만큼 이 전 대표의 탈당·창당 선언과 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의 탈당 등 거취 표명 시점도 모두 순연됐다.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사실상 공동으로 요구해왔다.

특히 새해 첫날인 1일 행주산성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활발한 창당 행보를 밟은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피습 후 연이틀 공개 일정 없이 잠행 중이다. 이 전 대표는 내일(5일)도 공개 일정이 없다.

다만 총선 시계는 그대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이들도 행보를 무작정 미룰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원칙과 상식'에 참여하는 이원욱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1차적으로는 이 대표의 상황을 먼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원칙과 상식'의 시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탈당·창당 선언 여부와 관계없이 신당 실무 작업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철회 명분도 마땅치 않다. 지난달 30일 이 대표와 회동에선 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미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원외 인사도 있다. 한 당직자는 "이 전 대표가 신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당분간 당무를 중단하면서 당의 총선 채비도 더뎌질 전망이다. 적어도 2주 안팎의 입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인재영입 발표 등 공천 관련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중요한 당무는 약간 보류하고 있고 일반적인 당무는 최고위에서 같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 구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논의는 돼 있지만 최종적으로 대표님 의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저나 사무총장 등이 가서 대표의 의견을 확인하면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2주 내 이 대표의 건강이 호전돼 면회 및 당무가 가능해질 경우 이르면 이달 중순께 공관위 라인업이 확정돼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공관위원장으로는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임명된 상태다. 다만 임 교수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정책자문그룹 자문단으로 참여한 이력이 있어 일부 비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학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명계는 총선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장인 김병기 사무부총장 등 공천 실무 요직 인사가 모두 친명이라는 점도 비판해왔다.

결국 비명계 주축의 불공정 공천 우려를 최소화하지 못하면 이 대표의 피습이나 이 전 대표 신당·'원칙과 상식' 탈당 등과 무관하게 당내 원심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첫 단추는 공관위 멤버다. 계파·지역 안배 등이 얼마나 조화롭게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전략공천 등 각종 예외 상황에 따라 계파를 불문한 반발이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다수 지역구에서 현역 비명계와 원외 친명계 경선 구도가 만들어진 만큼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공천 파동은 '이낙연 신당' 등 제3지대 모멘텀으로 이어져 야권 재편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는 한 민주당 정치인은 "경선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갑자기 전략 지역이 된다거나 하는 부당한 상황이 되면 그런(탈당) 마음을 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이낙연 신당도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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