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카카오톡”…카카오, AI·기술 중심으로 성장전략 재편

입력 2023-12-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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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19일 열린 ‘테크포임팩트 커넥트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톡이 2023년 한 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자주 사용한 모바일 앱으로 선정됐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속 대표 교체라는 고강도 카드를 통해 리더십 쇄신에 나선 카카오가 한 발 뒤처진 인공지능(AI) 사업에도 속도를 내며 이용자 이탈 막기에 총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을 조사한 결과,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카카오톡으로 월평균 4799만 명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톡이 1위를 차지했지만 그 뒤를 유튜브(4617만 명)가 바짝 추격했다. 이어 네이버 4309만 명, 쿠팡 2908만 명, 네이버지도 2500만 명, 인스타그램 2185만 명, 배달의민족 1986만 명, 밴드 1924만 명, 당근 1914만 명, 토스 1809만 명 순이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최근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겠다"라고 밝힌지 이틀 만에 차기 카카오 대표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카카오가 AI, 로봇, 모바일 플랫폼 등 IT 사업에 전문성 갖춘 정 내정자를 선임한 배경은 AI 기술 이니셔티브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내정자는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주도하며 경쟁에서 뒤쳐진 AI 주도권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확장 중심의 경영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김 창업자의 의중을 반영해 기술 중심 조직으로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임팩트의 초대 이사장인 김 센터장은 20일 테크포임팩트 커넥트데이에 참석해 “‘적정 기술이 임팩트를 더 가속화한다’는 말을 믿는다”며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것들이 기술과 연결, 관계를 통해 모두의 일상이 된 것처럼, 아주 작은 기술일지라도 선하게 쓰여진다면 세상은 달라지리라 생각한다”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단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지만 시도 때도 없는 초대와 대화로 그룹채팅방은 ‘카톡 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불편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났다. 이에 점유율 하락이 현실화되자 카카오는 이탈하는 이용자를 막기 위해 올해부터 사용자의 편의를 증대하고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가톡이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조용히 나가기’, ‘조용한 채팅방’, ‘친구 추가 허용 옵션’ 등으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는 18일 AI를 적용해 안 읽은 대화를 요약해주는 기능을 카카오톡에 탑재했다. AI가 읽지 못한 메시지를 한 번에 요약해줌으로써 그간 겪은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 기반의 AI 콘텐츠봇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에 뒤쳐지는 파운데이션 모델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픈소스를 파인튜닝해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오픈 채팅방에 생성 AI를 탑재한 AI 콘텐츠봇을 카카오의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 승자에 대한 윤곽이 나타난 상황에서 같은 모델로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비합리적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며 “카카오는 메타 라마를 활용해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소프트웨어 개발로 AI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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