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금융에서 BTS 찾기…경쟁력ㆍ공익ㆍ신뢰 3박자 맞아야

입력 2024-01-09 05:00수정 2024-01-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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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개최한 현지 진출 금융회사 간담회에 참석해 일본 금융산업 및 금융시장 상황, 영업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등을 점검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022년 7월 금융산업에서 방탄소년단(BTS)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약 1년 6개월이 지난 2023년 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물론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등은 공언했던 글로벌 플레이어에 올라서지 못했다.

수십 년간 문제로 지적되던 ‘우물 안 금융 영업’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이자 장사’다. 이는 은행과 증권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사업방식이다. 글로벌로 나가려는 움직임은 적고, 타성에 젖어 국내 업무에만 몰두하는 모습만 보일 뿐이다. 그나마 해외에 둥지를 튼 금융사들도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한다.

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점포는 2022년 488개로 집계됐다. 2010년 333개, 2015년 390개 등 매년 증가세다. 외형도 커졌다. 2017년 1000억 달러 수준이던 해외점포 보유 자산은 2022년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양적인 성장에 비해 질적인 성장은 더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은 해외점포의 총자산이익률(ROA)이 국내 부문의 ROA를 지속해서 웃돌았다. 그러나 2022년 해외점포의 ROA가 0.49%로 국내 수준으로 하락했다.

진출 지역도 중국, 동남아, 인도 등 아시아지역 거점이 60%나 된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은 △국내 금융회사 간 출혈경쟁 완화 △비은행의 해외진출 촉진 △현지시장에서의 경쟁력 및 영향력 강화 등의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현행과 같이 특정 금융회사가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방식보다는 은행, 비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로서 시장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사업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 은행업 또한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사례를 참고해 자산관리, 투자은행 등 비이자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성 개선을 추진해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은행들은 지난해 44조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이자이익을 냈음에도 수익성이 둔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지방·인터넷·특수은행 등 국내은행들은 지난해 3분기 중 5조40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 분기(7조 원)보다 23.9% 줄어든 수치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22년 4분기 1.71%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3분기 1.63%까지 떨어졌다. 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58%, 7.87%로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0.20%포인트(p), 2.78%p씩 하락했다.

수익성 확보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상생금융 노력도 금융사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은행은 사기업으로 상업성을 지닌 동시에 공공성 또한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부실화할 경우, 정부가 예금보험이나 공적자금을 투입해준다는 점에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경영진은 은행이 공적 역할을 잘 수행할 때 평판효과로 상업적 이익 추구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공적 역할 수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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