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우협 선정된 하림그룹 “팬오션과 시너지로 불황 타개”…풀어야 할 과제 산적

입력 2023-12-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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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성실한 협상으로 본계약 체결 노력”
인수 후 선박 교체·팬오션과의 시너지 노력
자금력·노조 반발·해운업황 부진은 고민거리

▲2만4,000TEU급 컨테이너 1호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제공=HMM)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새로운 주인으로 결정됐다.

19일 하림그룹은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관련 입장문을 내고, 보유 중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해운업 불황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BD산업은행은 18일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3억9879만 주의 HMM 주식이다.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인수 가격은 비밀유지계약 조건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6조4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림 측은 입장문에서 “매각 측과 성실히 협상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하림그룹은 단숨에 자산이 42조8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재계 순위도 27위에서 13위로 급등하게 된다. 이미 보유 중인 벌크선사 팬오션에 HMM까지 인수하게 되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림은 팬오션을 통해 컨테이너선 위주인 HMM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화주 네트워크를 함께 공유하면 영업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HMM이 기존 계획했던 벌크선 비중 확대는 팬오션의 영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HMM 역시 인수 작업 마무리 후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보유 중인 약 10조 원의 유보금을 활용해 종합물류분야로의 사업 확대와 특수선·친환경 선박 도입 확대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림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충분하지 않은 자금력이 가장 큰 부담이다. 이번 인수 자금에서 하림이 끌어온 현금성 자산은 약 2조 원 이하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는 컨소시엄을 구성한 JKL파트너스에 의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림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매각 측의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 간 유예하고 JKL파트너스는 5년 간 주식 보유 조건에서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HMM 노조에서는 자금이 부족한 기업이 HMM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인수가 확정된 후에도 결과에 반발하며 대대적인 파업에 나설 채비도 하고 있다.

HMM해원연합노조 관계자는 “현재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에서 물류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파업을 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하림 매각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황이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부진에 운송 선박 공급 증가 등으로 하락세인 점도 고민거리다.

해운 운임 수준을 평가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월 15일 기준으론 1093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2월 1100~1170보다 낮다.

해운업황 사이클은 대체로 5~10년 주기로 변화한다고 보는데, 업계는 앞으로 몇 년은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하림이 한정된 자금력으로 위기 상황을 버틸 수 있을지도 대한 의문 부호도 나온다.

하림 관계자는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 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HMM과 팬오션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대응한다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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