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CXL’ 발판 삼아 도약 준비…올해는 ‘삼성·SK’ 전성시대 [韓반도체 재도약]

입력 2024-01-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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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샤인볼트'(왼쪽)와 SK하이닉스 5세대 HBM 'HBME'(오른쪽) (자료출처=각 사)

2024년, 인공지능(AI) 시대 개막에 맞춰 국내 반도체 업계도 불황을 벗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발판에는 고성능 반도체로 주목 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있다. 또 메모리 용량을 무한정으로 늘려주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도 상용화를 코앞에 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BM은 현재 AI 기술 구현에 있어 가장 최적화된 메모리로 꼽힌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AI 기술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학습 및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HBM은 기존 D램과 달리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통해 높은 대역폭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가능하게 한다. TSV는 층층이 쌓인 반도체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서로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다. 전기적 신호가 직접 전달돼 전송 속도가 빠르고, 저전력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각각 46~49%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해부터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양사 모두 공급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HBM 시장은 향후 5년 간 연평균 최소 40%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충남 천안·온양 패키징 라인에 HBM 신규 설비 증설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내 라인 설치를 완료하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충북 청주 M15 공장에 HBM 생산 설비를 늘린다. 지난해 조직 개편 당시 HBM 전담 조직 ‘HBM 비즈니스’도 신설했다.

이미 엔비디아, AMD 등이 자사의 AI 반도체에 쓰일 HBM의 거래처로 우리 기업을 점찍은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HBM3 생산량을 지난해에 모두 판매했다.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세대 HBM 제품인 ‘HBM3E’를 출시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납품할 준비를 마쳤다. 이 제품은 1초당 1.15~1.20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ㆍ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이 제품을 활용한 AI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양사는 6세대 제품인 HBM4도 내년 공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 (자료제공=삼성전자)

CXL 상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등 여러 장치와 메모리를 연결하는 통합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기존에는 확장할 수 있는 D램 개수가 제한적이었지만, CXL은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5월 세계 최초로 CXL 1.1 기반 D램을 개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성능이 강화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선보였고, 올해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기업 '레드햇'(Red Hat)과 메모리 동작 검증에도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기업용 리눅스 운영체제(OS)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9.3)에 CXL 메모리를 최적화하고 △가상 머신(Red Hat KVM) △컨테이너 환경(Red Hat Podman)에서 메모리 인식, 읽기, 쓰기 등의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 이번 검증으로 데이터센터 고객은 별도 소프트웨어 변경 없이 손쉽게 삼성 CXL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SMRC에서 레드햇과 업계 최초 CXL 메모리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2022년 8월 DDR5 D램 기반 CXL 개발 후,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OCP 글로벌 서밋 2023'에서 여러 시제품 선보였다. CES 2024에서도 CXL 시제품 전시하고, 시연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AI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HBM, CXL 등 고성능 반도체 시장은 올해부터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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