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유업계 직격타…‘어른이 우유’ 등 돌파구 마련 분주

입력 2023-12-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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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뒤 신생아 수 지난해 65% 불과

희망퇴직ㆍ신규 채용 줄여 허리띠 ‘꽉’
단백질 음료ㆍ식물성 대체유 시장 눈독
OEM 늘리고 해외 진출도 박차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 저출생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우유업계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주력했던 분유, 우유 사업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른이 우유'인 단백질 음료 제품과 주문자 상표 부착(OEM) 사업 등으로 생존법을 모색 중이지만, 당분간 구조조정 등 허리띠 조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통계청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생율은 올해 0.72명에서 내년 0.68명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듬해인 2025년에는 0.65명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출생율과 기대수명, 국제 이동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한 중위 시나리오가 전제다. 중위 시나리오는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을 말한다. 50년 뒤인 2072년 연간 태어나는 아기는 16만 명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기준 출생아 수(24만6000명)의 65% 수준이다.

출생율이 갈수록 감소하고 인구도 줄면서 식품업계 중에서도 유업계가 가장 직격타 맞았다. 올해 실적은 기저효과로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체들은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허리띠 졸라 매기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현재 유업계는 기존 우유나 분유에서 치즈, 요거트를 비롯해 단백질 음료, 식물성 음료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귀리가 원재료인 '어메이징 오트'와 아몬드로 만드는 '아몬드 브리즈'를 통해 식물성 대체유 시장을 공략 중이다. 비건 인구의 증가와 함께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인구가 적지 않아 식물성 대체유는 유업계 틈새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건강 관리를 하는 성인을 주요 타깃층으로 하는 단백질 음료 '셀렉스'도 꾸준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셀렉스는 단백질 음료 시장이 태동했던 2018년 일찌감치 출시돼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효자 제품이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7월 건강기능식품인 '테이크핏'을 론칭하고 새 전략을 짜고 있다. 테이크핏은 기본, 초코, 바나나에 이어 10월에는 호박고구마까지 맛 다양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근육 건강과 혈당 관리를 병행할 수 있는 '테이크핏 당케어'도 선보였다.

대형마트 등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만드는 OEM 생산도 늘리는 추세다. 남양유업이 올 상반기 출시한 신제품 60여 개 중 3분의 1이 OEM 제품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모두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에 주력 중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아몬드 브리즈 제품을 스타벅스 차이나에 납품 중"이라며 "호주에서도 분말 공장을 인수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도 "아직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중국과 동남아권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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