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틀째 ‘장고’...당내에선 갑론을박

입력 2023-12-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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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귀국 15일 전 결단 전망
비주류 중심 대표직 사퇴 요구...‘사퇴 불가’ 의견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당표실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틀 동안 공식 일정 등을 모두 취소하고 총선 불출마나 대표직 사퇴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2023.12.13. bjko@newsis.com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대표는 거취 압박에 내몰렸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거취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전날(12일)에도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 당 대표실이나 의원회관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자택에 귀가하지 않은 채 모처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정도 취소됐다. 이날 오후 예정됐던 정책 의원총회는 다음 주로 미뤄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본지에 “안건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심하는 김 대표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김 대표는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하는 15일 전에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 가능성이 커졌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들에게 용기 있는 희생을 당부했다.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무게를 뒀다고 해석됐다.

당 지도부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 대표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 “제가 그 질문에 답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대표께서 여러 가지 고민하고 계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만희 사무총장도 “대표가 개인적으로 결심할 사안”이라며 “지금은 기다려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총선 패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김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금 수도권 선거가 굉장히 위험한데 김 대표로는 수도권 선거가 역부족”이라며 “대표직은 선거 승리를 위해서 반드시 바꿔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하 의원은 “본인이 결단을 할 경우에는 울산 출마는 당이 좀 양해를 해 주는 이런 타협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CBS라디오에 나와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 두 가지 카드 중에서 대표직 사퇴밖에는 없다”며 “그것만이 제대로 충격을 주고 여러 판세를 바꿀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남권 한 초선 의원은 “비주류 의원들 측에서 김 대표 사퇴나 비대위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나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대상을 저격해서 공격하는 것은 인민재판이지, 지도부 혁신과는 다르다. 선거는 선거대로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를 따로 놓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에 총선 불출마를 하고 대표직을 유지한다고 해도 영이 서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에 초선 의원이나 자신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들에게 뭔가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것도 지탄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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