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폴란드 정권교체에 한국 방산계약 비상…“계약 취소나 마찬가지”

입력 2023-12-12 13:32수정 2023-12-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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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우파정권서 중도좌파로 교체
10월 15일 총선 이후 맺은 계약에 대해 검토 시사
한화에어로, 현대로템 등 당혹스러운 처지

▲엄동환(왼쪽) 방위사업청장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6일 폴란드에 인도된 한국산 K2 흑표를 살피고 있다. 그드니아(폴란드)/AP뉴시스
폴란드가 8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정권이 떠난 자리에 친 유럽연합(EU)이자 중도성향 정권이 새로 들어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맺은 대규모 방산 계약 철회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우리 업계의 불안이 가중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10월 총선에서 야권연합의 승리를 이끌었던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전 총리가 하원 투표를 거쳐 차기 총리로 선출됐다.

총선에서 우파 집권당이 패배하고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마저 물러나면서 폴란드는 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투스크 신임 총리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은 대표적인 친 EU 인사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진 폴란드 총리를 맡았다. 우파 정권에 비해 EU가 지향하는 민주주의 기준을 확립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번 총선에선 좌파와 온건 보수층을 흡수한 야권연합을 이끌고 나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미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12일 하원 표결을 통해 새로운 내각을 확정할 예정이다.

투스크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폴란드에 감사하다. 오늘은 정말 멋진 날”이라며 “수년 동안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모든 사람을 위한 날”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신임 폴란드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하원 투표 종료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바르샤바/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 정권 교체에 역풍을 맞게 된 것은 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군사력 강화를 내건 폴란드는 최근 우리와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자국 군사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 민족주의 성향의 정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계약이 철회될 수 있다는 주장이 폴란드 내에서 나오고 있다.

야권연합 소속으로 지난달 선출된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현지 방송 라디오 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가 서명한 계약은 무효가 될 수 있다”며 “그들은 10월 15일(총선) 이후엔 공적 자금을 지출하지 않고 정부 관리에만 집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차기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역시 “10월 15일 이후 정부가 서명한 거래는 우리의 분석·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 내정자는 자국 무기 산업 투자를 강조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과의 방산계약 체결에 일조한 마리우스 블라슈차크 현 국방장관은 엑스(X)에 “코시니아크-카미시가 계약 검토를 언급한 것은 계약이 취소됐다고 발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는 한국산 장비를 자국 업계 장비로 교체하겠다고 포퓰리즘적으로 말할 것이고 결국 우린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과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2문, 천무 288문 등 구매 관련 기본 계약과 1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초엔 한화에어로와 3조4000억 원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했다. 차기 정권의 계획대로라면 폴란드와 1차 계약을 한 한국 업체 중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와 총선 후 2차 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문제 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도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계약 무산 가능성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하원의장이 한국과의 무기 거래에 의구심을 제기했다”고 지적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방산업계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가 위험에 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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