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기현, 尹 대통령 귀국 전 결심"...대표직 사퇴 가닥

입력 2023-12-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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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공식 일정 비우고 숙고
尹, ‘용기 있는 희생’ 당부 얘기도
장제원 “나를 밟고 총선 승리해달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2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및 산업은행 부산이전 시민대토론회에 참석,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2.12.26. yulnetphoto@newsis.com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 기간 중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조만간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게 될 전망이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이르면 13일 대표직 사퇴를 선언할 전망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전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들에게 ‘용기 있는 희생’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에게는 22대 총선 불출마를, 김 대표에게는 대표직을 내려놓아 달라는 취지로 해석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11일 네덜란드로 떠났으며, 3박 4일 일정을 소화한 뒤 14일(현지시간) 귀국 길에 오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일정을 비우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계획했던 구룡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 일정도 갑작스레 취소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부터 당 대표 사퇴까지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김장연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의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대표의 결단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 김 대표가 물러난다면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통상 당 대표가 없을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 윤 원내대표 체제에서 선거를 치를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김 대표는 전날(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 활동과 관련해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며 “일부 현실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까다로운 의제가 있으나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엔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 각오와 민생을 살리는 모습으로 보답해 나갈 것”이라며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김기현 대표가 당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거취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혁신위에 등 떠밀리듯이 하기는 싫었을 것으로 본다.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의원은 “가슴이 많이 아프다. 국회의원직에 대한 미련도, 정치에 대한 아쉬움 때문도 아니고, 오직 저를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사상구민께 죄송한 마음 때문”이라며 “존경하는 사상구민 여러분 감사했다. 평생 살면서 하늘 같은 은혜 갚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또다시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며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고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장 의원은 기자회견 후 ‘혁신위의 요구를 거부하다 오늘 불출마 회견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인에게 정치 생명은 자연적인 생명하고도 비견 될만한 것이다. 제가 2016년 4월 13일 무소속으로 당선된 날부터 우리 지역주민을 부모님처럼 모셨다”면서 “제가 우리 사상구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감사하다. 그런 부모님 같은 사상 주민들을 버리라는, 정치 생명을 넘어 자연 생명을 버리라는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나. 충정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불출마 결심 시점에 대한 물음에는 “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각오는 해야 되는 것”이라며 “운명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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