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수출 1위 품목 반도체→자동차로 바뀐다

입력 2023-12-11 16:42수정 2023-12-1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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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ㆍSUV 등 고부가가치 車 수출 확대
평균 판매 단가 상승이 수출액 확대 견인
2025년 현대차ㆍ기아 신공장 가동 시작
수출단가ㆍ물량 동시 확대로 수출금액↑
반도체 시장 회복이 '변수'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모습. (뉴시스)

자동차가 반도체를 제치고 2025년 수출액 1위 품목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평균 가격이 높은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의 판매가 늘며 수출 금액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국내 신공장이 2025년 가동을 앞둔 점도 자동차 수출 확대에 긍정 요소다.

다만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던 반도체 업황이 시장 전망처럼 내년 이후 반등한다면, 자동차의 1위 자리 탈환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 시황과 반도체의 반등 여부 등이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 1위를 가를 전망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금액은 838억 달러(110조59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774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853억 달러)와 수출 금액 차이는 15억 달러에 불과하다.

자동차 수출 금액 확대는 평균 판매 단가 상승이 이끌고 있다. 완성차 수출 금액은 2019년 430억 달러에서 올해 703억 달러로 63% 늘었다. 반면 수출 대수는 2019년 240만 대에서 올해 272만 대로 13% 증가했다. 수출 대수가 늘어난 것에 비해 수출 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이유는 완성차 수출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동급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가격이 1000만~2000만 원가량 비싸다. 이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11월까지 151만579대를 팔았는데 SUV·미니밴 등 레저용 차량(RV)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친환경차 비중도 17%에 이른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기본 장착된 고가 트림의 수출도 확대됐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ADAS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ADAS의 장착률 증가는 차량의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온다.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옵션 가격은 200만 원 내외, 레벨 3 수준의 옵션 가격은 1000만~1500만 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출 단가 상승에 따라 내년 자동차 수출 금액은 올해보다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 싼타페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과 아이오닉 7, EV9, EV3 등의 전기차 신차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동차 수출 금액은 2025년 또 한 번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신공장과 기아의 화성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공장 등이 가동을 앞두고 있다. 울산 신공장의 연간 전기차 생산능력은 20만 대, 화성 PBV는 연간 15만 대 수준이다.

완성차 수출단가와 수출 물량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자동차와 부품 수출액은 반도체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완성차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 공장 가동률이 거의 100%에 이르러 양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2025년부터 새로운 공장들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수출 금액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반도체의 수출 희비는 국내 대기업 영업이익 순위도 뒤바꿨다.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삼성전자는 올해 3위로 2계단 하락할 전망이다. 1위와 2위는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자동차의 수출 1위 등극 ‘변수’는 역시 반도체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올해 4분기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세종시에서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한국의 수출이 올해보다 5∼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야별로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8%로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자동차 산업 역시 수출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수출 증가폭은 한 자릿수로 예상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한 올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제품군인 전기차 시장이 최근 숨 고르기 중인 점도 자동차 수출 1위 등극의 주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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