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위기’ 지자체 공유자전거, ‘민관협업’ 대안 될까

입력 2023-12-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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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보도 위에 쓰러져 있다. (정수천 기자 int1000@)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공공자전거 사업이 좀처럼 운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는 사례도 이어지면서 운영 노하우를 갖춘 민간 업체와의 협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힘을 받고 있다.

10일 자전거, 개인형 이동장치(PM) 공유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따릉이’를 비롯해 대전 ‘타슈’, 김해 ‘타고가야’ 등은 운영난에 빠져있다. 운영 3년 만에 종료를 알린 수원시 ‘타조’를 비롯해 광주 ‘타랑께’, 고양시 ‘피프틴’ 등은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

코로나 전후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각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사업이 예산 축소 등으로 인해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4만3000대가 운영 중인 서울시 ‘따릉이’의 적자는 연간 1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전력으로 움직이지 않는 ‘일반 자전거’인 따릉이는 충전ㆍ배터리 관리 등 업무가 없어 ‘전기 자전거’보다 관리가 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잦은 고장에 시달리고 있다.

관리 소홀에 대한 주요 이유로는 ‘인력부족’이 꼽힌다. 올해 기준 따릉이의 관리인력은 배송 136명, 정비 60명, 안내(콜센터 등) 42명으로 총 240명 수준이다. 배송인력 1명이 320대의 따릉이를 배치해야하는 셈이다. 이용이 많은 지역 일부에는 따릉이가 쌓여 통행에 심각한 방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업계는 공공자전거 운영 방식도 미숙하다고 평가한다. 가동 중인 따릉이는 운영 가능 대수의 절반을 겨우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 ‘타조’의 경우에도 운영 신고 대수 3000대 중 실질적으로는 1000여 대만 운영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장 등 이유로 방치돼 있거나, 정비에 들어가 있는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공자전거가 연쇄 운영 중단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민간협업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업계에 따르면 민관협업으로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운영 중인 공유자전거 ‘시티 바이크(Citi bike)’는 적자 없이 사업을 확장 중이다. 내년 말까지 현재 규모의 2배 수준인 2만 대의 전기자전거를 운영할 계획이다. 2800대 규모의 일반 자전거도 운영 중이지만, 전기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많아 전기자전거 공급에 집중하기로 했다.

시티 바이크는 뉴욕시에서 거치대(충전소 일부 겸용) 공간을 제공하고, 민간기업이 관리와 운영을 전담한다. 요금은 1분당 0.23달러 수준, 연간 200달러 멤버십 비용을 내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살인적인 맨해튼 물가와 내년부터 차량으로 맨해튼에 들어갈 때 15달러의 교통혼잡세를 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관리역량을 개선 중이라고 한다”며 “하루빨리 민관협업의 우수사례가 확보돼 국내에서도 공공자전거가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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