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취업심사 떨어져 백수된 검찰청 공무원들…"행정소송 이야기도"

입력 2023-12-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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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최근 검찰 직원들이 법무법인에 취업하기 위해 사표를 쓰고 나왔지만 정작 취업심사에서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퇴직 후 심사’는 직권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직 중 심사’가 이뤄져야 안정적인 직업이 보장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11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청에서 올해 6월 퇴직해 11월 중 법무법인 YK에 취업할 예정이었던 4명의 공무원(검찰수사 4급 2명, 검찰 5급 2명)이 취업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11월 심사 대상 47명 중 불승인 통보를 받은 대상자는 이들을 포함해 총 6명이다.

윤리위원회는 이들이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34조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퇴직 전 소속 4년간 소속 기관에서 처리한 업무의 성격 등이 취업하려는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불승인 통보를 받은 퇴직자들은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이미 검찰 공무원직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퇴직공직자들의 취업심사를 받는 시기를 퇴직 전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공무원 출신으로 로펌에 입사한 한 인사는 “40~50세쯤 검찰에서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하지만 취업심사에서 떨어지면 그 뒤로는 앞날이 막막하다”라며 “재직 중 심사를 받거나 퇴사 후 심사를 받는다고 해서 심사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 굳이 사직한 뒤 심사를 받게 해 불안하게 할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퇴직 후 심사’에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재직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업제한이라는 규정을 둔 것”이라며 “재직 중에도 취업심사 받을 수 있다면 본인이 가진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재취업을 청탁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공무원들은 다른 직업과의 ‘형평성’을 이야기한다. 다른 로펌 관계자는 “검사는 변호사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로 로펌에 심사 없이도 입사가 가능하지만 같은 검찰청에서 일한 검찰 공무원들은 담당한 사건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심사를 받는다”라며 “영향력 자체로만 보면 수사관 같은 일반 검찰 공무원보다 검사의 영향력이 더 크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청 퇴사 후 취업 심사에서 떨어진 한 인사는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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