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의혹 경영진 사퇴하라' 피켓 든 카카오 노조 "경영실패 원인 밝혀야"

입력 2023-12-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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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종각오피스 앞에서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
카카오 노동조합이 8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룹 차원의 독단적 의사 결정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종각 오피스 앞에서 팻말 시위를 벌였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계속 경영 위기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지만 위기 발생의 원인을 밝힌 적은 없다"며 "경영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의도적으로 시세를 높여 경쟁사의 주식 매입을 방해한 혐의다. 이와 더불어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에 대한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졌다. 2020년 자본금 1억원이었던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4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다. 이 과정에서 인수를 주도한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부인인 배우 윤정희가 바람픽쳐스에 투자한 사실도 드러나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카카오 본사 직원들과 2년 10개월 만에 오프라인 간담회에 나설 계획이다. 간담회는 사내망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김 위원장은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10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주재한 비상경영회의를 내주 다른 날로 미루기로 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공개된 바가 거의 없어 구체적인 질문은 어렵다"면서도 "노조에서 제기했던 문제점에 대한 김 창업자의 입장을 물어볼 것"이라고 했다. 서 지회장은 간담회가 카카오 본사 직원들로만 한정된 데 대해 "다른 계열사 직원들과의 대화도 필요하다"며 "(카카오 본사 직원들로만 대상을 한정한 것은) 형식적이고 편의적인 의사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와 계열사의 경영 실패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을 '내부 견제가 없는 독단적 의사 결정 구조'로 꼽았다. 그러면서 회사 경영에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고정적인 채널이 필요하다며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 특유의 문화이자 내부 규정인 '100대 0 원칙'(사내에서 모든 정보를 100% 공개하고, 외부에는 절대 보안을 유지하자는 의미)이 폐쇄적인 의사 결정을 부추긴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원래 제도의 취지 자체가 내부에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모든 구성원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내부에서 공개적인 토론이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의 경영 쇄신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 등 행동에 나서자 사측은 노조 활동을 "사전에 협의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공문을 통해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 허용된 범위 외에는, 회사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사용, 이용, 점유 등을 할 권리를 부여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4일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사옥인 성남 카카오아지트 안팎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피켓시위와 같은 활동에 사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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