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하락, 채권시장·통화정책 영향은?

입력 2023-12-05 14:57수정 2023-12-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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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3.3% 4개월만 최저, 근원인플레 3.0% 1년8개월만 최저
컨센서스 하회 내년 금리인하 시기 앞당겨질 것 vs 2% 안착 힘들다 조기 인하기대 과해
미 고용지표·한 부동산 확인 필요...밸류에이션 부담에 추가 강세 쉽지 않을 것 우세

(한국은행, 통계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컨센서스까지 밑돌면서 채권시장과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통계청과 채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3% 상승에 그쳤다. 이는 7월(2.3%) 이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이 예측한 3.7%보다도 크게 낮다. 근원인플레이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물가도 3.0% 상승에 그쳐 지난해 3월(2.9%) 이후 1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컨센서스인 3.7%를 많이 하회했다. 내년 2분기엔 2%대 중후반에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내년 2분기 정도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듯 하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시장도) 연준(Fed)이 내년 3월 내지 5월로 인하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미국 시장은 이미) 내년 연말 5차례 인하를 반영 중”이라면서도 “이번주말 나올 (미국) 고용지표가 20만명을 밑돈다면 채권금리는 한 번 더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물가가 2%대에 안착하기에는 시일이 걸리는 만큼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기엔 섣부르다는 관측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에 유가가 많이 하락했다.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이슈다. 한은도 지난 금통위에서 유가(하락)를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물가가) 놀라울 정도의 하락은 아니다”며 “알고 있던 재료가 소멸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또 “물가는 근원물가가 어느 정도 속도로 빠질 것인가가 관건이다. 허나 (현 수준 정도에서는) 게임체인지로 보긴 어렵다. (최근 발표한) 한은 수정경제정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결국 금리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것은 과하다. 앞으로는 주택매매 등 부동산 상황에 더 신경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물가가 하락했지만 잘 내려갈 것 같지 않다. 물가가 당장 2%대 안착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또 “(시장) 금리가 단기적으로 많이 빠졌다. 금리 하락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기 금리인하 기대는 과하다”고 진단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또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언급했듯 물가가 많이 떨어졌다. 이는 한은 예상보다도 꺾인 것(더 떨어진 것)이다. 향후 유가 향방이 중요하다.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한국 모두 금리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이어 “(물가 하락이) 채권시장엔 호재다. 다만 (최근 금리 하락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 현 금리수준은 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아침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상당폭 둔화됐다. 앞으로 이러한 빠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물가 하락)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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