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미들, 미국 레버리지 ETF 투자에 올인”

입력 2023-12-05 13:55수정 2023-12-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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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추종 상장지수펀드 인기
한국인 투자가 전체 35% 달해
낮은 연금ㆍ높은 생활비 원인
위험 추구투자 성향 등도 배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올인’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비유해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 개인투자자들, 미국 레버리지 ETF에 올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 유명 레버리지 ETF 상품 다수가 한국인 투자 비중이 20%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에 1.5배 확대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는 한국인의 투자 비중이 35%에 달했다.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및 기타 혁신 기술주에 3배 베팅하는 ETF에 대한 한국인 투자 비중은 28%로 집계됐다.

또 인텔, 브로드컴, 퀄컴 등 미국에 상장된 30개 반도체 회사의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SOXL)에 대한 한국 투자자 비중도 19%에 달한다.

특히 SOXL은 지난해 86% 폭락한 이후 올해 약 140% 상승했다. 최근 반등 이후에도 여전히 종가 기준 2021년 12월의 사상 최고가보다도 70%가량 낮다.

블룸버그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반도체 회사에 다니는 박은혜(35) 여성이 “SOXL을 구매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3배 레버리지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에 ETF를 사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라고 인터뷰 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미국 레버리지 ETF 투자 열풍은 공식 통계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블룸버그가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올해 미국 상장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투자 규모는 23억 달러(약 3조 원)로 이는 전년의 거의 3배다.

블룸버그는 한국인들이 변동성이 큰 투자를 감행하는 배경으로 특유의 고수익ㆍ고위험 추구 투자 성향과 불충분한 연금 시스템ㆍ높은 생활비 등을 꼽았다. 또한 적은 초기 비용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의 특징도 작용했다.

한국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성향은 잘 알려져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가격보다 20% 이상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등 글로벌 가상자산 광풍의 진원지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홍콩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레베카 신 주식 전략가는 “다양한 ETF 상품이 출시되고 인플루언서들이 SNS를 통해 이러한 상품 투자의 장점을 적극 알리면서 한국에서 인기가 급증했다”면서 “투자자들은 특정 섹터에서 2~3배의 레버리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ETF 투자 자산 가운데 30% 이상이 레버리지 상품이다”고 신 전략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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