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가려운 피부…‘건선’일까 ‘피부건조증’일까? [e건강~쏙]

입력 2023-1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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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반점‧은백색 비늘 ‘건선’, 면역학적 만성질환
가려움증‧하얀 각질 ‘피부건조증’, 피부 보습 중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 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는 각질층을 통해 수분을 유지하는데, 건조 날씨로 습도가 떨어지면 이 각질이 들뜨고 갈라질 수 있다. 따라서 쌀쌀한 겨울철에는 체내 수분이 적고 피지 분비 기능이 떨어지는 40~50대에게는 가려운 계절이다. 겨울철 가려움을 유발하는 피부병은 난치질환으로 불리는 ‘건선’이나 단순한 ‘피부건조증’일 수 있다. 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두 질환은 원인과 증상이 다르고, 대처법도 다른만큼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면역학적 만성질환 ‘건선’…4050 연령층 진료인원 가장 많아

‘건선(乾癬, Psoriasis)’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오해받지만, 면역학적 만성질환이다. 당연히 전염성은 없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에게 외상이나 감염과 같은 환경적 자극이 발생하면 건선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세계적으로 3%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1~2% 수준의 유병률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건선 환자 수는 연간 15만 명에서 16만 명정도 발생한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 건선 진료인원(입원·외래)은 16만4438명, 2019년 16만7767명이었다. 이후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16만3162명에서 2021년 15만8986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건선 진료인원은 15만4399명으로 더 줄었다.

다만 지난해 기준 전체 건 환자 중 약 68%가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령대인 20~50대였다. 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건선 진료인원은 50대 3만2794명, 40대 3만666명으로 54050 연령층이 진료인원이 1, 2위였다. 이어 60대 2만7385명, 2만4362명, 20대 1만7555명, 70대 1만4491명 순이었다. 지난해 20~50대 건선 환자 수가 10만5377명에 달했다.

건선, 증상 완화와 호전의 반복, 지속으로 관리해야

건선 증상에 대해 권순효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주로 팔꿈치·무릎·엉덩이·머리에 경계가 명확한 붉은 반점과 함께 은백색 비늘로 덮이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생긴 발진은 주위에서 생긴 발진들과 합쳐져 점점 커지면서 주위로 퍼져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은백색 비늘은 긁을 때나 옷을 벗을 때 비듬처럼 후드득 떨어지기도 하고, 추워지면 증상이 심해진다.

건선은 증상이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건선을 잘 치료하다가도 증상이 완화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방치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다.

권순효 교수는 “건선의 치료 목적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건선 병변을 정상화하고 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피부 및 건강관리를 통해 건선 병변이 없는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피부과 전문의에게서 건선 진단을 받으면, 환자들은 일차적으로 증상에 따라 병변 부위에 스테로이드제, 비타민D 유도체, 보습제 등을 바르거나 광선치료 등을 시행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면역억제제 등의 약제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은 중증 건선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주사하여 효과적으로 건선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건조한 겨울엔 ‘피부건조증’도 중장년층서 많이 발생

피부건조증은 피부의 수분과 지질(기름막)이 감소하면서 피부에 하얀 각질 등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겨울에 춥고, 건조해 피부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실내도 난방으로 고온 건조하면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아져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면서 발생한다.

국내 피부건조증 환자는 최근 5년간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세분류(4단 상병)통계에 의하면 2018년 17만1811명이었던 피부건조증 진료인원(입원·외래)은 2022년 31만1418명으로 약 81.3%가량 늘었다.

지난해 기준 성별·연령별 피부건조증 진료인원은 여성 30대가 3만4108명, 40대가 3만546명으로 가장 많았다. 피부건조증은 중장년층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나이 55세를 지나면 피부 장벽의 회복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거환경 변화로 인한 과도한 난방, 잦은 목욕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피부건조증은 주로 팔‧다리의 폄부위, 골반 및 허리, 옆구리, 손등, 정강이 등에 발생하는데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들고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가렵다고 긁게 되면 피부에 상처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붉은 반점(홍반)이 심해지고 붓고 진물이 나는 ‘건성습진’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권순효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교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염증 없다면 보습제로, 염증 있다면 약물치료 필요

피부건조증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료는 염증의 유무로 달라지는데, 염증 소견 없이 건조한 피부만 있다면 보습제의 잦은 도포만으로도 개선할 수 있다.

권 교수는 “목욕 기름과 오트밀 팩도 도움이 되는데, 목욕 후 3분 이내 즉시 충분한 양을 바르는 것이 좋다”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가려움증이 동반되었다면 가려움증을 완화 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의 복용과 함께 병변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함께 사용한다”고 조언했다.

피부건조증은 적절한 보습과 적절한 실내환경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난방으로 건조한 경우 가습을 해 50~60% 습도를 유지하고, 실내 온도는 변화는 크지 않도록 한다. 목욕은 시간과 횟수를 줄이며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고, 너무 뜨거운 물 사용을 피하는 것이 도움된다.

권순효 교수는 “알코올과 카페인은 신체 수분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며 “알코올,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도 피부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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