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 택시 배차에 ‘최단거리’ 적용…“수수료율 아직, 목적지 미표시는 법률 따라”

▲13일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4단체들이 비공개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전국택시연합회관에 모였다. (임유진 기자 newjean@)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4단체와 자사 플랫폼인 카카오T ‘배차 시스템’을 손질한다. 기존 수락률 위주 방식에 '최단거리 우선 배차'를 병행한다는 게 골자다. 새로운 가맹 서비스는 가입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고 수익 등을 창출할 수 있게 만들기로 했다. 다만 정확한 수수료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택시업체들은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을 다시 요구했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법률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0일 택시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만나 택시 배차 정책을 전면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현재 수락률 위주로 인공지능(AI)이 첫 콜카드를 보내는 배차 정책을 바꾸고 최단거리 우선 배차 병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수락률 산정 방식을 고도화하기 위해 추천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추가 기능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이는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며 “승차거부나 택시대란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단순화한 새로운 가맹 서비스를 도입한다. 기존 가맹 가입자의 신규 서비스 전환을 돕고, 래핑이나 설치 등을 통해 가맹 가입 부담을 최소화한다. 기존에 붙어있던 카카오 측의 이모티콘 등은 최소화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가맹 운영 시에는 지역별 상황을 최대한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택시는 지역별 현안과 이슈가 달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특정이 있어 지역별로 자율적인 상생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에도 정확한 수수료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 회동에선 양측 모두 적정 수수료율에 대한 세부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4단체와 첫 회동 이후 가맹 택시의 수수료율을 3% 이하로 낮춘 신규 가맹 서비스 출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택시단체들은 이날 역시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을 요구했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법률이 개정되면 따르겠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플랫폼사는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표시할지 여부를 자율적으로 택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에는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지만, 호출만 이어주는 일반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한다.

택시업계에선 ‘콜 골라잡기’를 조장하는 목적지 표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와 일반택시의 목적지 표시 여부가 다르다 보니 이용자는 웃돈을 주고 콜 콜라잡기가 없는 가맹택시를 이용한다. 이에 택시기사들도 수수료를 더 내고 가맹택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전체적인 간담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오늘은 실무적인 성격의 회의라 다툼이나 목소리 높이는 일은 없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측에서 생각해 온 구상안을 먼저 발표하고, 택시단체 쪽에서는 청취한 이후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더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택시4단체 및 가맹점협의회와 카카오모빌리티는 30일 실무회의를 열고 공정배차를 위한 배차 정책의 전면 개편과 수수료 3% 이하의 신규 가맹서비스 추진 사항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선 계속 협의를 해 12월 중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